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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x Nov 01. 2024

프로야구 유감

KBO / MLB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부터 고교야구를 즐겨봤던 사람으로서 요즘 야구는 솔직히 노잼이다. 올해는 KBO나 MLB 둘 다 페넌트레이스 리그 승률 1위 팀이 포스트시즌마저 점령하고 말았다. 스포츠라는 것이 인류사에 생기고 나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어느 정도의 이변이 발생해서인데, 그 점이 사라지면 흥미가 반감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브라질이 주구장창 우승한다면 지금처럼 축구에 열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시아 변방의 한국이라는 나라가 분데스리가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를 보유한 독일을 격파하고, 인구도 적은 유럽의 소국이 축구의 종주국들을 물리칠 때 사람들은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밤비노의 저주가 깨진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코어 4(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앤디 페팃, 호르헤 포사다)가 존재하던 뉴욕 양키스에게 3패 후 4연승하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고, 그 이전 2001년 신생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김병현 랜디 존슨 커트 쉴링을 내세워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의 철벽마무리이자 후일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헌액자 마리아노 리베라를 격침시키며 월드시리즈 반지를 차지했다.

또한, 불과 몇 년 전인 2019년에는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워싱턴 내셔널즈가 사인 훔치기의 오명을 쓰고 새로운 악의 제국으로 거듭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으며 엄청난 업셋에 성공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언더독의 반란에 갈채를 보냈고, 가을의 관심은 그들의 반란 성공 여부에 쏠렸다.

스포츠라는 것도 결국은 자본주의의 산물이자 부속이기에 거액의 투자와 수많은 골수팬들을 무시하기 힘들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언더독의 업셋을 기대하며 그들을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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