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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by 심횬


비가 내렸나 보다.

앙 다문 꽃잎에 내려앉은 빗방울이 떨어질세라

분홍빛을 꼭 붙잡고 있는 모양이 참으로 대견해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이제 됐다 싶을 때까지 꼭 붙들렴 ‘


작약이 활짝 피기 전 저 앙 다문 모습이

얼마나 탐스럽고 아름다운지 꽃 잎에 앉은 빗방울은

알고 있다.


방울이 떨어질까 조심스레 눈에 담은

한 사람도 알고 있다.


꽃이 피기 전 찰나의 순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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