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면 좋은 것 중 하나가 영화나 그림, tv 프로그램 등 각종 작품들에서 내가 다녀온 여행지가 나오면 이해도 잘 가고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심슨 가족 팬인데 에피소드를 보다 보니 제목이 Livin La Pura Vida인 편이 있었다. Pura Vida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이건 코스타리칸데? 느낌이 딱 왔다. 코스타리카를 가본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이 말은 직역하면 Pure Life, 순수한 삶인데 걱정 없이 즐겁게 인생을 사는 코스타리카인들의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특히 기념품 가게에 가면 Pura Vida를 새긴 상품들이 한가득이다.
역시 이번 에피소드는 심슨가족이 코스타리카에 놀러 가서 벌어진 이야기였다. 코스타리카에서 리사는 다양한 생물종들을 볼 수 있다며 좋아하고 호머와 마지 부부는 폭포에서 기념사진도 찍는다. 코스타리카는 열대우림과 화산, 해변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에코투어로 유명하다.
나는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의 외곽에 있는 라파스 폭포 정원에 갔었는데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것 같은 이국적인 식물들과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호머와 마지가 기념사진을 찍은 이곳은 포아스 화산이다. 분화구 규모가 엄청난데 분화구가 가려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연기가 끊임없이 분출되어 진짜 살아있는 화산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코 앞에서 화산 분화구를 볼 수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해 사전 예약 및 교육을 받고 안전모까지 쓰고 입장하게 되어있다.
다시 심슨 에피소드로 돌아가면, 리사와 바트는 코스타리카를 여행하면서 묵고 있는 펜션에서 동그란 돌 모양의 물체를 발견하고 이 중요한 유물이 왜 펜션에 있는지 추적하기 시작하고 펜션의 정체를 밝혀나간다.
이 구형의 돌은 라스 볼라스인데 코스타리카 전역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너무 완벽한 구체임에도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 시기가 기원전으로 추정되어 불가사의다. 크기도 다양한데 리사가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이 작은 것도 있지만 큰 건 2미터도 넘는다고 한다.
내가 실제로 본 라스 볼라스는 국립박물관 앞에 전시되어 있는 것이었는데 성인의 가슴 높이까지 올 정도로 컸다.
이번 심슨 에피소드는 코스타리카 상징들을 숨은 그림 찾기 하는 것처럼 즐길 수 있었다. 코스타리카를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그냥 평범한 애니메이션 한 편에 불과했을 텐데 말이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도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