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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비 Sep 21. 2024

갑자기 이러시면 어쩌자는 겁니까!

미리 언질이라도 좀 주시던가요.

진짜 이러시깁니까?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있잖아요,

비행기도 착륙할 때가 되면

서서히 고도를 내리고 속도를 줄여요.

그렇게 미리 연착륙 준비를 해도

활주로에 랜딩기어가 닿으면 덜컹하는 충격에

아주 잠시 공포감이 든다구요.


미리 언질이라도 좀 주시던가요!

오늘 아침,

어제처럼 반바지에 반팔티셔츠를 입고

밖에 나왔다가 제가 얼마나 당황한 줄 아세요?

순간, 꿈인 줄 착각했어요.

주룩주룩 내리는 비

온몸으로 느껴지는 한기

아무 생각 없이 차까지 그냥 뛰어갔다구요.

오른손에 우산을 들고서요!


아무도 못 봐서 망정이지,

멀쩡하게 생긴 양반이 오른손에 우산을 들고

왼손바닥으로 머리를 가리고 뛰어가는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했으면 어쩔뻔했어요.

저 아저씨 이제는 정신이 나갔나 보다

했을 거 아니에요.


아무리 계절의 경계가 옅어졌다고 해도

우리 지킬 건 좀 지킵시다.

어제까지 여름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10도를 떨어뜨리면 어떡합니까!


다음엔 제발,

깜빡이 좀 켜고 들어오세요!


 

아시겠어요?



  

*이렇게, 이번 여름도 끝인가 봅니다.

추석에도 에어컨을 틀고 지내게 할 정도로

기세등등하더니

작별 인사도 없이 하루아침에 가버리는군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인생무상..아, 이건 아닌가요:)

비록 훅 들어온 가을 때문에

아침부터 미친 사람 소리를 들을뻔했지만

서늘한 이 기분이 참 좋습니다.


훅 하고 겨울이 오기 전까지 부지런히 즐기세요.

이제, 가을입니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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