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언질이라도 좀 주시던가요.
진짜 이러시깁니까?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있잖아요,
비행기도 착륙할 때가 되면
서서히 고도를 내리고 속도를 줄여요.
그렇게 미리 연착륙 준비를 해도
활주로에 랜딩기어가 닿으면 덜컹하는 충격에
아주 잠시 공포감이 든다구요.
미리 언질이라도 좀 주시던가요!
오늘 아침,
어제처럼 반바지에 반팔티셔츠를 입고
밖에 나왔다가 제가 얼마나 당황한 줄 아세요?
순간, 꿈인 줄 착각했어요.
주룩주룩 내리는 비
온몸으로 느껴지는 한기
아무 생각 없이 차까지 그냥 뛰어갔다구요.
오른손에 우산을 들고서요!
아무도 못 봐서 망정이지,
멀쩡하게 생긴 양반이 오른손에 우산을 들고
왼손바닥으로 머리를 가리고 뛰어가는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했으면 어쩔뻔했어요.
저 아저씨 이제는 정신이 나갔나 보다
했을 거 아니에요.
아무리 계절의 경계가 옅어졌다고 해도
우리 지킬 건 좀 지킵시다.
어제까지 여름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10도를 떨어뜨리면 어떡합니까!
다음엔 제발,
깜빡이 좀 켜고 들어오세요!
*이렇게, 이번 여름도 끝인가 봅니다.
추석에도 에어컨을 틀고 지내게 할 정도로
기세등등하더니
작별 인사도 없이 하루아침에 가버리는군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인생무상..아, 이건 아닌가요:)
비록 훅 들어온 가을 때문에
아침부터 미친 사람 소리를 들을뻔했지만
서늘한 이 기분이 참 좋습니다.
훅 하고 겨울이 오기 전까지 부지런히 즐기세요.
이제, 가을입니다.
*사진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