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바람이었다
가두고 싶어도 가둘 수 없는
남기고 싶어도 남길 수 없는
사막의 뜨거움같이 데일듯한 사랑도
타는 목마름을 해소하는 맑은 물방울 같은 미소도
머나먼 기억의 뒤편에 서있는
그는 바람이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건 마음 한 자락을 비워내는 것이다
그렇게 비워낸 자리를 아픔으로 채우는 것이다
바람이 머물던 자리에 보라색 가지꽃이 피었다
따스한 햇살 머금은 꽃망울을 가지었던 보라색 가지꽃이 피었다
바람이 머물던 자리에 내 마음을 두고 왔다
혹시나 스치는 바람에 그리움의 향기 날아가 그대 곁에 다가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