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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솔 Feb 03. 2022

특별한 기회를 놓쳤을 때



나에게 주어진 특별한 기회를 놓친 것 같았을 때의 기분은 생각 이상으로 좋지 않았다. 나의 능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은 현실에 자존감은 떨어지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던 나의 여유롭지 못한 모습에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만약 이 기회가 내가 충분히 준비가 되고 좀 더 멋진 사람이었을 때 주어졌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까? 그럼 내가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고 마음 아파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미 끝이 난 상황에 계속 미련을 가지며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한 후회를 한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기적이 있지 않는 이상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하고, 앞으로 언제 또 올지 모를 기회에 대비해 나를 좀 더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밖에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며칠간 아무런 생각 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지냈다. 답답하면 잠시 드라이브를 나가 바람을 쐬고, 배고프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싶으면 잤다. 웃고 싶을 땐 웃고 울고 싶을 땐 울었고, 문득 공허한 자취방을 보며 이것저것 막 주문해서 집을 꾸미기도 했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니 다시 정신 차리고 일어서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결과가 좋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매 순간순간 진심을 다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그럼에도 안 좋은 결과로 끝이 났으니 그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나의 능력 부족이다. 다만 비록 그 기회를 잡지는 못했으나, 그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특별한 경험을 했으니,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언제 올 지 모르는 다음 기회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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