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고정관념, 사고방식, 변화, 전환, 전향, 발전, 개선, 혁신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을 반복해 왔다.
아널드 토인비Arnold Toynbee가 《역사의 연구》 제5장에서 인류의 키워드로 설명한 내용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에 해당하는 말이다. 어떤 개체의 특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외부의 환경과 내부 여건의 변화에 맞춰 개발되거나 개선한 결과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 '공룡'처럼 어느 순간에 멸종을 피할 수 없는 순간에 맞닥뜨릴 수 있다.
사람은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습성을 갖고 있다. 생존과 관련된 문제에는 기민하게 대응할 줄 알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편하지만, 굳이 무언가를 해서 중력을 거스르는 것만큼의 노력을 자발적으로 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과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인간은 절체절명의 상황이 아니라면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 외부의 압력이나 내부 모순의 관성에 익숙하여 자발적으로 순응할 뿐이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에 관해 확증편향의 심각한 시대에는 그 정도가 더하다. 한 번 인지한 내용이 비록 거짓이고 조작된 것일지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필터 버블, **에코 챔버 안에만 머무르면서 자기만족에 빠져 사는 게 요즘 현대인의 모습 같다.
반면에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는 것처럼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사상이든 도구이든 항상 뭔가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고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의 역할을 한다. 물론 얼리어답터보다 더 앞선 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엘론 머스크, 저크 버거, 하워드 슐츠 같은 혁신가 그룹이다. 얼리어답터는 혁신가가 내놓은 아이디어, 재화, 서비스를 재빠르게 도입한다. 비율로 보면 혁신가는 극소수이고 얼리어답터는 전체 인구의 1% 내외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럼, 나머지는 어떤 부류인가? 대체로 팔로워라고 불리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이들은 대체로 시류에 따라 사는 것 같다. 본인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사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누군가를 따라 사는 것이다. 중력을 거스르는 노력보다는 이미 구축된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쪽을 선택한다.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작동 원리에 정통하지 않아도 된다. 시스템을 사용하는 UI(User Interface)만 익히면 되기 때문이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도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누구이든 상관은 없다. 다만 자신이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할 뿐이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은 남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뀌는 일이다. 시작은 고정관념 탈피와 사고방식 전환에서 비롯된다.
* Filter Bubble
소셜미디어가 이용자에 맞춰 여과한 정보만 제공해 이용자가 편향된 정보의 거품에 갇히는 현상을 가르킨다.
**Echo Chamber
방송에서 연출상 필요한 울림 효과를 만들어내는 방으로, 반대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귀를 닫은 채 같은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고립되고 특정 성향이 강화되는 현상을 가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