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부로 괴롭고, 가난한 자는 가난으로 괴롭다.”
언뜻 알 것 같기도, 무슨 말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기도 합니다.
오늘날 흔히 만날 수 있는 교훈 같지만,
놀랍게도 이 말은 조선시대를 살아낸 어느 인물의 어록 중 하나입니다.
이번 편의 주인공, 바로 김삿갓의 이야기입니다.
김삿갓의 원래 이름은 김병연이었습니다.
삿갓은 갈대처럼 억센 풀을 엮어 만든 모자로,
조선 사람들이 즐겨 쓴 갓의 한 종류죠.
어쩌다 김병연은 ‘삿갓‘이란 별명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된 걸까요?
1807년, 김병연은 당대 최고의 명문가 안동김씨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밝은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던 그의 앞길을 막아선 건
북방에서 벼슬을 지내던 할아버지 김익순이었습니다.
지방의 행정과 치안을 맡고 있던 김익순은 하루아침에 능지처참을 당했습니다.
능지처참은 사지를 찢어 전국에 돌려 보이는 조선시대 가장 무거운 형벌이었습니다.
조정에 반기를 든 반란군에 별다른 대항 없이 바로 항복해 버렸다는 게
그의 죄목이었죠.
조선시대엔 처형자의 가족까지도 처벌하는 ‘연좌제’란 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정을 딱하게 여긴 것인지,
조정은 당시 5살에 지나지 않았던 김병연의 목숨만은 살려 주었습니다.
대신 김익순의 자손들이 과거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영영 빼앗아 버렸죠.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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