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열일곱 살 무렵
그의 엄마가 말했다.
"공부 못해도 좋으니, 학교는 갔으면..."
아이가 집을 나가자
바램이 작아졌다.
"제발 집에만 들어왔으면..."
잡으러 다니다 지치자,
한 발 더 물러났다.
"나쁜 짓만 안 하면... "
그리고 언젠가부터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기만 해도 감사하지."
엄마가 모든 기대와 바램을 내려놓자
J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문제아'로 바라보던 시선이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바뀐 것을,
그의 영혼이 감지한 것이다.
때로는
상처받은 아이가
속으로 곪지 않고
고통을 온 몸으로 드러낸 덕분에
많은 부모들이
진짜 어른이 될 기회를 얻는다.
내려 놓는 법을 연습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
스스로 치유되어야 함을 깨닫는다.
고통의 끝자락에서,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
조건없이 사랑하는 법을
비로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