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단 하나, 하객보다 늦지 않기!
만난 지 4284일이 되는 오늘, 우리의 결혼은 100일이 남았다.
"우리는 꼭 우리가 만난 날에 결혼하는 거야!"
우리의 결혼에 대해 수없이 상상하면서 가장 지켜내고 싶던 1번 조건.
당연히 너랑 할 결혼이었지만, 그게 '언젠가'라는 흐릿한 단어가 아니라 100일 뒤라는 선명한 숫자로 변했고 내 눈에 콱 박혔다.
숨을 고르고 다시 날짜를 봐도 이게 꿈인지.. 뭔지.. 도통 모르겠고.
결혼 준비는 마냥 재밌는 공주놀이일 줄만 알았는데,
운 좋게, 미루다 보니, 어쩌다 보니를 등에 업고서는 생각보다 잘 풀린 내 인생에 던져진 너무나도 큰 계획덩어리인 것을 100이라는 숫자를 보고 실감하고 있다.
예식장? 아직 계약서도 안 썼다.
드레스? 아직 그림자도 못 봤다.
메이크업? 나한테 뭐가 어울리는지도 모르겠고,
청첩장? 종이 냄새도 맡아본 적 없다.
예물, 예단, 하객 명단, 식순, 부케까지… 하!
아직 시간은 충분해!라고 외치는 내 마음속 나는 이제 입만 웃고 있다. 예전엔 눈도 웃었는데 ㅎ
어떻게 결혼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 스스로도 드는데,
내 주변에는 오히려 "쟤는 저러고 어떻게 하니까 다 되던데?" 이런 사람이 더 많아서 이 시점에 받지 말아야 할 위안을 얻고 만다.
내 소중한 결혼 100일 전 날은 , 정말 100일밖에 안 남았네라는 작은 놀람과 설렘으로 시작해서 하루가 다 진 밤 끝자락에서는 "왜 이렇게 미뤘을까? 좀 미리미리 하지." 이마를 탕탕 치는 소리로 보내주고 있다.
미루고 미루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해왔던 내 인생이지만, 이젠 안된다.
다급해질 D-99부터 매일매일 해치워야 할 퀘스트를 찢는 작전노트를 쓴다는 계획부터 세운 나.
전형적인 공부 시작 전 방정리 하는 스타일.
어! 쨌! 든! 이것은 나의 결혼을 위한 작전노트이자, 새로운 인생의 첫날을 준비하는 OO일지.
잘한 일도, 어설펐던 순간도, 울고 불고 난리가 나도 그때의 표정까지 그대로 담아두고 싶다.
드레스 잡고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100일의 회고록 미리 보기 시이-작!
[D-100] 작전명 : 결혼식에 하객보다 늦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