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 쌓여 있는 옷을 보면,
왠지 사람의 인연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옷장은 늘 가득 차 있는데
막상 입으려 하면 입을 게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선택 과부하"라고 합니다.
너무 많아서 오히려 쓸 수 없는 것.
그래서 정리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최근 2년 동안 입지 않은 옷은 과감하게 정리해라.”
실제로 우리는 옷장 속 옷의 20%만 반복해서 입는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언젠가 입겠지’라는 이유로
그저 자리를 차지할 뿐입니다.
옷을 정리하다 보니, 문득 "인연"이 떠올랐습니다.
한때는 자주 연락했던 사이도,
최근 2년 동안 단 한 번의 대화조차 없다면
그런 관계가 아직 내 삶에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카톡을 열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십, 수백 명의 이름이 등록돼 있지만
막상 연락하는 사람은 손에 꼽힙니다.
그 존재는 옷장 속, 꺼내 입지 않는 옷과 다르지 않을거 같습니다.
로빈 던바라는 인류학자는
“사람이 깊게 유지할 수 있는 관계는 한정적”이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깊이 맺고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관계는 일정한 소수로 제한되며, 이를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고 부릅니다.즉, 인간의 시간과 정서적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어, 진정으로 가까운 관계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애써 붙잡지 못하는 인연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옷을 정리하면 옷장이 가벼워지고
마음까지 편안해집니다.
인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자연스레 곁에 남아주는 사람,
자주 입게되는 옷 같은 인연으로
결국 내 곁에서 시간을 함께해 준다는 점에서,
옷과 인연은 서로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