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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야 할 모습

by omoiyaru

지난 사건 이후로 우리가 싸우지 않고 있느냐?


"NOPE!"


싸움이라고 해야 할까? 여느 커플들과 마찬가지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되는 오해와 그로 인한 말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남녀관계가 아니라도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라면, 모든 관계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인 것 같다.


말다툼은 계속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대방에 대해 조금은 더 알게 되어, 이제는 그 사람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먼저 생각해 보지 '이별'을 먼저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의 말다툼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거기에 대한 해결책을 같이 의논하고 방향성을 찾아가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이 지속되는 관계과 단절되는 관계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단절되는 관계에서는 '이해'와 '수용'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내 생각'만을 관철시키면 그만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관계에서는 '이해'와 '수용' 그리고 나아가서 '인정'과 '노력'이 따른다.

어찌 보면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지는 이유가 '사랑'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만두는 것보다는 노력하는 것이, 힘들지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니까 우리는 그 관계를 놓지 않고 노력하기를 선택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나와 너무나도 다른 누군가가 그런 나의 다름을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준다면 그것을 '사랑'으로 치환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가족이 주는 든든함과 지지, 그리고 지속되는 사랑의 방법과 의미를 찾고 싶었던 나는 어느덧 그것들을 조금씩 깨우쳐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나와 모든 것이 딱 맞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면이 다 맞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사람은 한 모습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다면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는 나와 잘 맞지만 어떠한 부분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누구와 만나도 '다름'을 이유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은 참으로 애석하기도 하고, 이제라도 깨달은 것이 다행이기도 하다.


연애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처럼 상대방의 어떤 부분에 대하여 고민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내가 반드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를 확고히 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가장 중요시하는 큰 틀이 맞다면 그 외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이나 다름은 맞춰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로가 그런 부분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배려하며 말할 수 있고 상대방과 함께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다름을 그저 불편한 시선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저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될 것이다.


나는 나로 존재하고, 너는 너로 존재하고, 그러한 너와 나는 매우 다른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각자로써 존재하며 함께로써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편안하며,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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