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상을 다 아는 것 같다는 착각

by omoiyaru

잠시 잠깐 잘 나가던 시절.

모두에게 한 번쯤은 있었을 찬란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나의 별은 한순간이라는 말처럼, 잠시 잠깐 반짝이고 꺼져버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 한 번의 빛을 내기 위해 수없이 고군분투했던 지난 시절의 내가 있었다.

잠시 잠깐이라도 빛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말이다.


그 잠깐의 찰나를 누리며 나는 기고만장해졌었다.


인생에서 잠시잠깐 빛을 내본 것으로 마치 세상을 다 아는 듯한 모든 것을 겪어본 듯한 마음이 되었던 것 같다. 우쭐해진 마음도 있었고, 누군가가 봤을 때에는 높지도 않은 산일 텐데 그 산을 올라봤다는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 더 이상 다른 산은 가볼 필요도 없다는 식의 알량한 생각을 한 것도 같다.


그때의 찰나의 영광이 사라지고, 내 주위를 감싸던 사람, 부, 명예, 건강과 같은 모든 것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자 침체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렇게 빛이 꺼져버린 암흑의 별이 되었다.


밝게 빛나는 별은 계속해서 자신을 불태우고 있었음을,

그렇기에 계속해서 노력하지 않는 한 빛은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놓고 봤을 때, 나는 내 인생을 마치 '별'처럼 생각했었다.


한번 빛을 잃은 별이 다시 빛을 내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해 버린 것 같다.

그간의 노력에 비해 너무 순식간에 사라진 빛을 보며 김이 빠지기도 했었고, 다시 빛을 내기 위해 노력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


그저 저들은 빛이 나는 사람인 것이고 나는 그렇지 못할 뿐이야. 그리고 잠깐이나마 빛을 내보긴 했잖아?라고 자기 위로를 하며 그저 빛이 사라진 별인 채로 우주에 존재해 볼까 그래도 문제없잖아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렇게 그저 존재하는 삶을 살기로 하자, 삶을 열심히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다. 적당히 대충대충 살자. 애초에 존재만 해도 되니 세상 모든 일들이 무미건조하게 다가왔다. 모든 일들에서 그다지 노력할 필요가 없었기에 모든 일에 적당히를 외치며, 그런 스스로를 합리화했고, 그렇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그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진짜 이게 맞나?'

'나는 진짜 빛이 나지 않는 별인가?'


대충 사는 삶에 만족한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나의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생각이 또 피어올랐다.


'그건 또 아닌 것 같은데..'



그러한 생각들을 거쳐 지금은 또 다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이 하늘에 떠있는 '별'이 아닌 '다이아몬드' 라면?



다이아몬드는 연마과정을 통해 그 가치를 더해가는 광물로 유명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연마의 과정들은 나를 더 가치 있게 또는 빛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연마의 과정 없이 아름다운 빛을 낼 수 없는 것처럼 빛을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갈고닦는 수많은 단련의 과정이 필요한 것도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힘든 순간들을 견디기에 조금의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영원한 행복도 없듯이 영원한 고통도 없다.


그러므로 지금 있는 위치에서 겸손하게 그리고 더 단단하게 나만의 단련의 과정을 지나 보기로 한다.

수많은 담금질 후에 만나게 될 나만의 아름다운 빛을 위하여.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리, (예비) 부모가 되어버린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