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의를 찾아 헤매던 과거의 나는 이제 '현재'를 살고 있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나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기보다는 현재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직시하며 살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 중에는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나다운 삶을 꿈꾸지 못했다. 오히려 나답게 산다는 말을 꺼내거나 생각을 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서 스스로를 부정하거나 자책하기도 했다.
이제는 비로소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스스로 알고 그에 맞춘 사고를 하고 그러한 사고 속에서 행동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편안한 요즘이다. 돈에 대한 걱정이나 강박도 많이 사라졌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돈이 없을 때도 누구보다 꿋꿋하게 잘 살아냈던 나 자신의 힘을 믿고 있다.
오히려 요즘은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여유로움'을 선물하고 있다.
그동안은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잘하지 못하는 또는 잘 모르는 자신을 스스로 질책하고 비난하기 급급했다. 그렇게 채찍질하며 성장하는 것이 당당하게 잘 사는 인생이라 생각했다.
그 와중에 참으로 나는 잘 버텼다.
내가 이러한 사고방식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남편'일 것이다.
처음에는 욕심이 없고 물 흐르듯 살아가는 그를 보며 답답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조금 더 무리해서 이렇게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이것저것 하기도 바쁜데 왜 저렇게 여유가 있지, 해야 할 일들이 안 보이나? 미리미리 준비해야 나중을 대비하지 언제까지 저렇게 둘 생각이지?' 등 나의 시선과 사고방식으로 그를 바라보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참으로 많았다.
내 시선에서는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그는 그만의 속도와 삶의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과 조화롭게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었다. 비록 내가 그보다 가진 것이나 할 줄 아는 게 많았어도 정작 나는 삶이 행복하지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도 어디가 공허한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어딘가를 향해 좇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삶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을 '즐겁게' 걸어가 보려고 한다.
남편이 생기고 나서 알게 모르게 든든한 마음이 생겼다. 혼자일 때는 혼자서 다 하지 않으면 안 되어서 더 예민하고 조급해졌던 것 같은데 이제는 옆에서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힘써주는 내편이 생겼기 때문에 조금은 안심하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는 그를 믿고 그리고 나를 믿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하나둘 해결해 나갈 것이다. 마치 과거의 내가 해왔던 것처럼 다시 노력을 하고 또 그 과정에서 하나둘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좋은 결실을 이루어 나가며 희망을 품고 그렇게 인생을 꾸려나갈 것이다.
고단했던 인생 1막을 마치고, 이제 인생 2막을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
처음이라 어려운 것들이 많았던 1막의 경험을 발판 삼아서 2막에서는 연륜과 통찰력을 갖고 1막에서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인생의 깊이를 진하게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설레는 마음으로, 인생 2막 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