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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국제도서전 후기

그리고 생애 처음 해 본 작가 사인회....

by 그림형제

얼마전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조촐하지만 난생 처음으로 작가 사인회를 했습니다. 사실 국제도서전에도 처음 가본 것이었습니다. 생애 첫 경험을 전해봅니다.


국제도서전은 얼리버드 예약만으로 입장권이 전량 매진될 정도로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는데요, 소문대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단순히 책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답니다. 매년 열리는 큰 행사이니만큼 올해 후기를 참고하셔서 다음 번 행사에는 참석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입장하기

2025 서울국제도서전은 6/18(수)~6/22(일)까지 5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약 한 달 전부터 온라인에서 얼리버드 티켓 예매가 시작되었어요. 얼리버드 1차는 6,000원(청소년 3,000원), 2차는 8,000원(청소년 4,000원)이었습니다. 티켓 가격은 현장에서 구매 시 12,000원이었지만 이번에는 현장 구매할 수 있는 티켓 수량이 전부 매진되었어요. 저는 출판사에서 초대권을 보내준 덕분에 따로 표 구할 걱정 없이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입구 가까이 가니 전광판 여기 저기에 ‘서울국제도서전‘ 행사 안내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초대권을 티켓 교환처에서 제시하니 팔에 착용하는 입장권과 행사장 안내도를 받았습니다. 매년 행사마다 테마를 정하는데 이번 테마는 ‘믿을 구석’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The Last Resort라고 표기한 것으로 보아 대략 ‘마지막 안식처‘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입구부터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오니 그 규모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시장 A홀을 전부 채우고도 B홀까지 이어진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현장에서 받은 부스 배치도는 펼쳐서 사진으로 찍기가 불편해서 대신 ‘서울국제도서전‘ 홈페이지에 안내된 배치도를 첨부하였습니다.






해외 참가국 특별 전시

명색이 ‘국제’ 도서전인만큼 해외의 다양한 국가들이 초청되어 각기 자국문화와 도서를 전시 홍보했습니다. 매년 주빈국으로 한 국가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대만이 주인공이었습니다. 대만의 문화와 유명 작가들을 홍보하는 부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부스 입구에 커다란 대만 테마지도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대만 문화와 관광 관련 책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부스 한켠에서는 대만 작가분의 북토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대만 외에도 여러 나라들의 홍보 부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태국, 프랑스,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호주가 참가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독일, 태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전시 부스입니다.
(왼쪽) 대만 마스코트인 곰돌이가 어린이와 놀아주기도 하고, (오른쪽)독일 부스에서는 독일어로 북토크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 호주 부스도 보입니다. (오른쪽) 요시고라는 유명 사진작가의 부스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외국어로 된 책이나 외국어로 진행되는 북토크 등에도 많은 내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한국인들의 교육수준이 참으로 높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전시 프로그램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다양한 주제로 전시가 이루어졌는데요, 행사장 내 각 전시 Zone마다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① ‘믿을 구석’ 주제 전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메인 테마인 ‘믿을 구석’은 우리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고 궁지에 몰렸을 때,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나는 지금 무엇을 붙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믿을 구석‘에 대한 답을 동그란 메모지에 적어보는 참여 공간도 마련이 되어 있었습니다.

또 락커룸처럼 생긴 공간에는 생각해볼거리를 던져주는 명제가 쓰여진 락커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락커의 문을 살짝 들추면 그 안에는 해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 한 권 들어 있었습니다. 제가 찾아낸 ‘믿을 구석‘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이었네요. ㅎㅎ


②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전시

매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즐거운, 재미있는, 그리고 지혜로운 책을 각 10권씩 선정하여 전시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은 디자인 요소가 뛰어난 책들이고요,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은 우수한 아동도서를 꼽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은 만화와 웹소설 장르 중 선정된 책들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은 인생에 대한 혜안과 지식을 담은 책 중에서 우수한 것을 선정하였다고 합니다. 선정된 도서들과 선정하게 된 심사평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켰습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은 책 몇 권 눈도장을 찍어 두었습니다.


③ 일러스트레이터스 월

전시와 공모전이 합쳐진 느낌의 ‘일러스트레이터스 월‘ 전시도 진행되었습니다. 자신만의 ‘여름의 드로잉’을 일러스트로 표현하여 이 월에 부착하면 선정하여 2026 서울국제도서전 공식 기획도서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합니다. 그림에 재주가 많은 분들이 다수 응모 겸 전시를 했네요.





강연 프로그램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전시 외에도 많은 강연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북토크, 낭독회, 강연 등 다양한 형식과 주제를 가지고 행사장 내 여러 곳의 강의장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각 강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강연장에는 도 사전에 예약을 한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했는데요, 워낙 행사장이 오픈되어 있다보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강연장 뒤편에서 듣기도 했습니다.

(왼쪽) 뮤지션이자 작가인 요조가 진행자로 나선 북토크. (오른쪽) 궤도, 이세돌이 연사로 등단한 세미나.
박정민 배우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 무제에서 출판한 장편소설<첫 여름, 완주>를 낭독하고 있습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 강연 프로그램에는 유명인들의 얼굴을 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아주 멀리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찍어보려고 해도 얼굴이 아주 작게 나오네요. 특히 박정민 배우가 무대에 올랐을 때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첫째 날에는 문재인 전대통령도 오셔서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렸대요.


(왼쪽) 미식과 요괴로 보는 타이완 식민지 연사 세미나, (오른쪽) 스페인 사진작가 요시고 북토크


외국 작가들의 북토크와 세미나도 이어졌습니다. 진행자와 통역을 해주시는 분들까지 갖춰져서 전문적인 강연회를 방불케 하는 정도였습니다.





출판사 홍보 부스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출판사가 있는 줄을 ‘서울국제도서전‘에 와보고 처음 알게 된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행사장 이곳 저곳을 꽉 채운 각종 부스에서는 출판사마다 자신들의 책을 홍보하고 굿즈를 판매하기도 하며,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창비, 문학동네, 민음사 등 귀에 익숙한 출판사 이름들도 많이 보입니다. 문학과지성사는 50주년을 맞았다고 하네요. 이런 대형 출판사들의 부스에는 다양한 체험거리들과 굿즈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북적거렸습니다.



종이책 출판사 외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전자책, 오디오북 업체들의 부스도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전 해킹 문제로 이슈가 되었던 예스24도 크레마라는 북클럽 브랜드로 참가했네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니 만큼, 쉬어갈 공간들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서울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야외도서관이 행사장 내에 자리를 폈습니다. 넓디 넓은 행사장을 종일 돌아다니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하면서 도서전에서 구입한 책을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중고서점 브랜드인 ‘알라린’에서는 카페를 열었습니다. 지친 몸에 카페인과 당충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습니다.




생애 첫 작가 사인회

유명 출판사들만큼 화려한 부스는 아니었지만, 초짜 작가가 된 저도 행사장 한켠에서 소소하게 저자 사인회를 진행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책 <퇴근의 맛>에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도 많이 계셔서 책 판매에도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제 책에 추천사를 써주셨던 신아 작가님도 부스를 방문해주셨는데, 제가 없는 동안에 다녀가셔서 뵙고 인사를 나누지는 못해 아쉬웠습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행사 종료시간이 다가왔을 때가 되니까 저도 행사장 구경하느라, 책 구매해주신 독자분들께 싸인해드리느라 힘들었는지 체력저하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알찬 하루를 경험하고 집으로 돌아가 기절하듯 잠들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워낙 큰 행사여서 대충 훑어보는 정도로만 소개해드렸는데도 글이 길어지고 말았네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건 그렇지 않은 분이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재미있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황리에 마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은 내년에도 다시 찾아온다고 하니 올해 못가보신 분들은 한 번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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