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해보고 나서야 깨달은 것
2025.06.18. 저의 첫 책이 세상에 나온 날입니다.
물론 그전에 앤솔러지 작품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적은 있었지만 단독으로 단행본 출간한 것으로 보았을 때 저 날이 제 첫 책의 생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저 즈음에 굉장히 고양되어 있었고 적극적으로 제 책을 홍보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다짐을 한 이후로 어느덧 4개월 남짓 지난 지금 시점에 되어보니 그때와는 사뭇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보다 더 빠른 보폭으로 앞서 움직였던 지난 4개월간의 저의 출간 마케팅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돌이켜 보았습니다.
<퇴근의 맛>이 출간된 즈음에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출판사가 참가하게 되면서 저도 덩달아 도서전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유명 출판사들과는 사뭇 대조되는 작고 초라한 부스였지만, 그래도 작가로서 책 구매해 주신 분들께 사인도 해드리는 첫 경험을 했습니다. 사인할 때 어떤 글귀를 적을 것인지 미리 고민해두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기도 했습니다. 출판사의 권유에 따라 이틀만 부스에 나가 있어 봤어요. 생각보다 책 판매가 쉽지 않은 것을 눈으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도서를 구매하시는 분들께 제가 직접 출간 전부터 발로 뛰어다니며 협찬받은 쿠폰을 드렸습니다. 책에 소개된 맛집 식당 중 다섯 곳의 업주님들을 찾아뵙고 할인쿠폰을 협찬해 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이분들을 찾아뵐 때 설명할 자료도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가서 열심을 다해 설득했었더랬습니다. 덕분에 도서전에 오신 분들의 관심과 눈길을 <퇴근의 맛>에 끌어오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알게 된 쑬딴 작가님과의 인연으로 지역라디오 방송에서 1시간가량 책 이야기를 했습니다. 쑬딴 작가님께서 진행하시는 마포FM(100.7 MHz) "세상에 이런 일(Job)이"라는 프로그램에 초대손님으로 나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전국구 라디오가 아니다 보니 많은 수의 청취자들이 들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오고 어엿한 작가로 불리게 된다는 것을 실감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간 릴리즈를 진행했지만 기사화되는 것은 언론사 마음이라더군요.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저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언론홍보를 대행해 주는 전문가에게 보도자료 릴리즈를 의뢰했습니다. 물론 사비로 진행했습니다. 제가 쓰고 싶은 대로 보도자료를 쓸 수는 없어서 최대한 언론사에서 쓴 기사처럼 보이도록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쓴 원본이 많이 수정되어 배포되었고, 10여 곳의 언론사에 기사로 게재되었습니다.
공공도서관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던 터라 손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청 산하 도서관은 한 곳에 신청하면 다른 곳은 중복신청이라며 막히더군요. 그래서 저뿐 아니라 가족들 지인들 직장 동료들을 동원해서 각자 사는 곳에서 희망도서 신청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서평단 모집해서 각종 온라인 대형서점(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과 SNS에 서평 콘텐츠가 노출되고 있었습니다만, 왠지 양적으로 더 많았으면 좋겠고, 질적으로도 더 퀄리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번에도 사비로 블로그 구독자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은 두 명의 도서 인플루언서에게 의뢰하였습니다. 작가구매 할인 가격을 적용받아 출판사에서 제가 구매한 책을 직접 보내주었습니다. 이분들은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고 콘텐츠 제작에도 공을 들이더군요. 확실히 결과물은 퀄리티가 좋았고 노출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이것으로도 저의 욕심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퇴근의 맛>이라는 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모들이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텐데 이것들을 그냥 썩히고 뒷짐 지고 앉아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책 속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축약한 콘티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제 지갑을 열어 전문가에게 의뢰해 카드툰 형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광고 소재는 준비가 되었으니 이제 노출을 해야겠죠. 그런데 책이 출간할 당시 고작 15명이었던 팔로워를 늘려보려고 발버둥 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당시에 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보잘것없었습니다. 그래서 또 지갑을 열었습니다. 인스타, 페이스북, 구글에 광고를 걸었습니다. 이때는 조금 판매지수(예스24)가 올라가는 것 같더군요.
일전에 자비로 책 홍보를 의뢰했던 북스타그래머가 서비스 차원으로 서평단을 모집해 주겠다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출판사에 요청해서 홍보용 재고 수량을 추가로 불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20명의 서평단을 추가로 모집하였고, 온라인 대형서점과 SNS에 서평 콘텐츠가 늘어났습니다. 좋은 내용으로 칭찬을 써주셨는데 게 중에는 이것저것 지적하는 서평단 참여자도 계시더라고요. 아무튼, 서평 콘텐츠를 하나도 빠짐없이 열어보고 게시물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드리고 구독/팔로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맛팔로우 해주시거나 댓글에 대댓글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퇴근의 맛>에는 총 스무 가지의 직업이 등장합니다.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어딜까 생각해 보니 네이버 카페가 있었어요. 그래서 일단 각각 직업별로 멤버 수가 많은 카페들을 골라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책 홍보를 하기 좋은 교보문고 VORA 카페를 비롯해 멤버 수가 많은 독서 카페, 사서들 카페에도 가입했습니다. 그리고는 각종 게시물을 너무 티 나지 않게 신경을 써서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카페에서는 홍보행위 하는 것으로 간주당해 강퇴당하기도 했습니다.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이름과 얼굴을 알려놓으면 다음 책을 출간했을 때 많은 도움이 될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출판사와의 북토크 진행 논의는 쉽지 않았습니다. 신출내기 작가의 낮은 지명도와 신생 출판사의 한계로 모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출간 이후에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독립서점 책방지기님들에게 일일이 메일을 보내 북토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장소와 모객을 협조해 주실 수 있는지 문의해 보았었습니다. 약 300명 정도 되는 독립서점 책방지기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보았는데, 회신은 없었습니다. (한 분께서 제 책을 입고해 주시겠다고 회신 주시긴 했습니다.) 아무튼 그랬었기에, 출판사의 의견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용히 다른 방법은 없을지 계속 궁리했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온라인 플랫폼이 바로 '그믐'이었습니다. 작가 계정을 만들고 작가와 함께 읽는 북클럽을 모집했습니다. 3주 동안 <퇴근의 맛>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인데, 총 22명이 모집되었고 그중 도서 협찬 이벤트 5명에게는 제가 구매한 수량 5권을 직접 보내줬습니다. 비록 얼굴을 직접 마주한 것은 아니었지만 독자들과 소통해 본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낮은 지명도 때문에 북토크 모집이 힘들다면 다른 방법을 써보면 어떨까? 도서 협찬과 음식으로 꼬시면 되지 않을까? 하고 얄팍한 생각에서 시작된 미식 북토크. 할인쿠폰을 협찬해 주었던 맛집 식당 다섯 곳에서 독자분들을 초청해서 북토크를 진행해 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출판사에서도 흔쾌히 수락해 주어서 본격적으로 기획안을 만들어 제출했습니다. 모집방법, 일정, 장소, 메뉴, 인원 등 세세한 것까지 전부 담은 기획서를 받아본 출판사에서는 제가 제안한 내용을 그대로 진행하자고 해주셨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집하고, 당첨자를 발표하고 저는 구글폼을 만들고 참가자 선정을 도왔습니다.
맛집 식당 다섯 곳에는 미리 <퇴근의 맛> 책 속에 소개된 맛집이라는 컨셉으로 포스터를 제작하여 보내드리면서 해당 날짜에 북토크 모임을 갖겠다고 협조를 구했습니다. 북토크 참가 당첨자들에게는 모임일 전에 <퇴근의 맛> 책을 읽어볼 수 있도록 미리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진행된 미식 북토크는 8월부터 10월까지 총 다섯 번을 무사히 마쳤고 참석하신 분들이 하나같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죠. 고작 참가비 1만 원으로 맛집 음식도 먹고 책도 공짜로 받았으니 호의적이 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그래도 이 분들이 행사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려주셔서 나름 홍보에도 도움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많은 인원의 독자분들을 모시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의식으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스크린이나 TV 같은 시청각 장비를 사용할 수도 없기도 해서 어쩔 수 없이 인원을 줄이고 작가와 독자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하는 컨셉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적은 인원이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친해질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토크 모임이 끝난 후에는 제가 참석자분들의 인스타에 팔로우하고 올려주신 미식 북토크 후기를 리포스트 하기도 했습니다.
예스24 '사락' 웹사이트에는 작가 계정이나 출판사 계정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여기에 작가 계정을 만들고 북토크 행사 개설을 신청했습니다. 예스24 본사 담당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 제가 원하는 시간에 예스24 매장 내 공간에서 북토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입되어 있는 네이버 카페에 북토크 참가자 모집 게시글도 올리고 SNS에 광고도 게재했습니다. 모집 인원이 5명 미만인 경우 행사가 취소되는데, 다행히 참가예약 인원이 7명 정도 모였습니다. 참가비 5천 원으로 했는데도 이렇게 참가신청이 들어올 줄은 몰랐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PPT로 강의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장장 35페이지에 달하는 강의 자료를 몇 날 며칠 걸려서 완성하고는 설레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북토크 당일이 되자 노쇼가 많이 발생했어요. 결국 휑한 의자들이 가득한 가운데 초라한 숫자의 참가자들을 앞에 두고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책을 읽고 오신 분들이 많아서 더 즐겁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참석해 주신 소중한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를 드립니다.
아침에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사람이라면 라디오를 많이 듣는다며 SBS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에 사연을 보내보는 건 어떻겠냐고 주변에서 아이디어를 주었습니다. 매일 아침 8시에 '영철본색'이라는 코너에서 청취자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영화를 소개해준다기에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8시에 '영철본색' 코너에 올라오는 사연을 들으며 녹음을 했고, 그것을 텍스트로 변환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에 소개될 수 있도록 그럴싸하게 사연을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사연을 올리려고 게시판을 보니 실명인증을 해야 사연을 올릴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의 이름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직장 후배의 이름으로 사연을 보냈더니 덜컥 방송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사연 제공자에게 제공되는 백화점 상품권은 명의 제공자인 후배에게 줬습니다.
위에 나열한 것들 외에도 출간 이후에 각종 뻘짓들을 하며 바쁘게 보냈습니다. 어떻게는 책 홍보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 벌인 짓들이죠.
강서 하늘품은 야외도서관 북콘서트 : 강서구에서 주관하는 큰 행사였고 개막일 제가 북토크를 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행사당일에 우천으로 개막식과 북콘서트가 취소되었습니다. ㅠㅠ
남양주 여유당 북페어 : 남양주시청에서 처음 실시하는 북페어 행사였는데 창작자(작가) 자격으로 참가도 가능하다기에 신청했다가 덜컥 선정되었습니다. 회사 출장과 행사일이 겹치는 바람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넷플연가 북클럽 모임장 활동 : 비록 제 책을 함께 읽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인 독자층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모임장 신청을 했습니다. 까다로운 심사 끝에 승인이 되어 현재 북클럽 참가자를 모집 중에 있습니다.
예술인패스 신청 : 정부나 지자체, 출판 관련 협회 등에서 주관하는 어떤 행사나 제도 등등에 신청할 때 이런 것이 있으면 유리할 것 같아서 일단 해놨더니 얼마 전 발급이 되었습니다.
ISNI(국제표준이름식별자) 신청 : 요것도 마찬가지로 나중에 유용할 것 같아서 신청해서 등록되었습니다.
나무위키 '그림형제(작가)' 등록 : 요것도 마찬가지로 나중에 유용할 것 같아서 등록했었습니다. 나무위키는 누구나 편집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등재할 때는 쉽게 했는데 얼마 못 가서 삭제되고 말았습니다. 독자 1만 명 이상이 되어야 등재 가능하다는 사유였습니다. ㅠㅠ
네이버 인물 '그림형제' 등록 : 요것도 마찬가지로 나중에 유용할 것 같아서 등록해 두었습니다. 다행히 나무위키 같은 빡빡한 등재기준은 아니더라고요.
등단닷컴 작가 등록 : 글쓰기 피드백 플랫폼이라며 광고를 하더군요. 어떤 것인가 들어가서 보고 일단 등록해 놨습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ㅎ
작가용 명함 제작 : 이제는 엄연한 부캐가 되어버린 작가라는 타이틀. 이쪽 관련 사람들을 만날 때 회사 명함을 내밀자니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더군요. 게다가 굳이 제가 다니는 회사 정보를 알리는 것도 불편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따로 명함을 제작했습니다.
신유아 북살롱 : 미식 북토크에 참가하시게 된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된 신유아 작가님. 아나운서 출신이시고 시인이시기도 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신데 매월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북살롱을 운영하신다고 하여 저를 내년 1월의 강연자로 초청해 주셨습니다. 몇 날 며칠 걸려 만들어 놓은 PPT 강의자료 또 한 번 써먹겠네요.
회사 블로그 임직원 필진 활동 : 회사 공식 블로그에 임직원 필진으로 참여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받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원고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정해도 된다고 해서 야금야금 <퇴근의 맛>을 노출하는 원고를 쓰고 푼돈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달로 그것도 끝났네요.
품앗이 활동 : 추천사를 작성해 주신 엘엘리온 작가님께서 책을 출간하시기도 했고, 저를 라디오 방송에 출연시켜 주시기도 했던 쑬딴 작가님께서 새로운 책을 내시기도 했습니다. 신유아 작가님은 낭독회를 열기도 하셨고요. 작가가 부캐가 되니 새로운 인연들이 생깁니다. 이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가고 싶습니다.
SNS 활동 : 저는 저의 일상을 어떤 형태로는 남들에게 노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SNS를 일상 공유용으로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책을 홍보하는 채널로써 생각하면 SNS는 필수적입니다. 출간 시점에 15명뿐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지금 752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책 홍보에는 인스타그램보다는 스레드가 더 낫다고 그래서 3명이었던 스레드 팔로워를 같이 늘려가고 있습니다.
나름 사비도 들여서 마케팅을 했고,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풋 대비 아웃풋이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저렇게나 투여했는데도 책의 판매고는 미미한 영향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어떤 것이든 내가 쏟아부은 것과 책의 판매량과는 그 어떠한 상관관계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매일 확인하는 내 책의 판매지수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하던 나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짜 작가, 게다가 공모전이나 신춘문예에서 입상한 것도 아닌 f**king nobody인 제가 너무 큰 욕심을 가졌던 것은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이렇게나 많은 활동들을 하면서 보낸 올해 여름은 정말 바빴습니다. 바쁜 나날들 속에서 내가 노력을 하면 그만큼 많이 알려질 수 있다고 착각을 했습니다. 추석을 지나고 조금씩 정신을 차리게 되자 그것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걍 얼른 다음 책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