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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의 중요성

어릴 적 부모와의 유대감 형성이 다 큰 성인에게 미치는 영향

언니가 구속된 후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 놀랐다. 살면서 이렇게 하루하루가 빠르게 간 적이 없었고 남자친구에게 시간 가는 게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고 했더니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날 놀리는 재미에 사는 것 같다.


심리 상담 중에 내가 작은 일에 크게 불안해하고 예민해지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의 유대감 형성이 부족해서라는 것이라고 하셨다.


애들은 혼나면서 큰다고 뒤지게 혼나면서 좌절도 느껴보고 밖에서 싸우고 들어왔을 땐 오구오구 내 새끼 궁둥이팡팡 하면서 위로도 받아보고 해야 안정감도 느끼고 다양한 상황을 통해 부모와의 두터운 유대감 형성으로 감정이 풍부하게 자라서 내면이 유연하지만 단단하게 성장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해서 다 컸지만 내면이 아직 성장하지 못한 어린아이와 같은 것이다. 굳은살보다 연한 살에 상처 나는 것이 더 아프듯 여리여리한 어린 마음에 아주 조금이라도 불안해지면 안절부절 전전긍긍하며 더 크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다.

그 어렸을 때의 궁둥이팡팡이 뭐라고 다 커버린 지금에서 그렇게 큰 힘을 발휘하는 걸까? 신기하기도 하고 나는 더 이상 유대감 형성을 할 수도 없는 나이인데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상담사님께 물었다. "아니, 그렇게 별 거 아닌 것 같은 부모의 작은 행동이 자녀가 컸을 때 살면서 겪게 되는 감정 속에서 그렇게 크게 작용하는 건가요?" 상담사님은 그렇다고 하셨다.


나는 이미 다 커서 독립했 어렸을 때 부모와 유대감을 형성한 기억이 없는데 앞으로 어떤 기억으로 단단한 내면을 가질 수 있으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좀 더 편안히 살 수 있을까?


상담사님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저는 제가 좋은데요?"라고 반문했는데, 스스로를 사랑하더라도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고 다시 얘기하셨다. 나는 나를 좋아하지만 내 마음이 다치는 것에 대하여 무방비하게 당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불안해하며 나를 옭아매는 것은 나를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저는 제가 좋은데요?"라는 말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말의 반문이라고 하기엔 부적절했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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