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즘 내가 느끼는 푸석한 세상
푸석푸석 파사삭
나는 맛집, 여행용 블로그와 경제 관련 블로그 2개를 운영한다. 여행용 블로그에 27살에 처음 간 해외여행이라는 에세이를 적은 적이 있다. 그 글에 이런 문구를 적었다.
"친구를 만나는 건 푸석한 삶의 단비 같은 일이다. 단비를 맞기 위해선 그 비를 맞고 웃을 줄 아는 내가 필요하다."
jiyun0_0- 네이버블로그 에세이 in Saipan <스물일곱의 첫 해외여행>글 中
늘 생각해 왔지만, 요즘따라 세상이 더 푸석하다고 느껴진다. 자극적인 미디어의 영향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비를 맞고 웃을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비를 맞는 것조차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최근 서이초 선생님이 안타깝게 돌아가셨다. 그래서인지 학부모의 갑질, 아이의 교육에 대한 기사들이 계속 올라온다. 아래는 "소아과에 민원을 넣어 소아과를 문닫게 한 엄마"라는 제목으로 나온 기사에서 엄마의 입장과 병원의 입장을 표명한 SNS 사진을 가져왔다.
엄마 입장
병원 입장
아이가 열이 나는 긴박한 상황인 건 알겠지만, 그 일로 굳이 민원까지 넣는 엄마나 그 민원하나로 소아과 문 닫겠다. 아동학대다. 무고죄. 업무방해죄 고소한다는 병원이나 참 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비에 젖는 걸 용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서라도 되갚아 주고자 하는 심리가 무성하다. 법으로 해결되는 사회는 명확해 보이지만 그런 사회일수록 더 푸석해지고 사람들은 돈에 집중할 거다. 법에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돈에 종식되어 가는 게 아닐까.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 다른 기사도 봤는데 교사의 교권 추락에 한몫했다며 오은영 박사를 욕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싸우고 있다.
지침서를 제대로 읽어보시긴 했는지 의문이지만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전달자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선별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과연 지침서를 얼마큼 정독해 읽어보고 좋아요를 누른 걸까 또 한국은 특유의 선동문화가 있는 것 같아서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 없이 누군가의 말을 전해 듣고 다수의 사람들이 움직이곤 한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또 쉽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솔직히 나도 이렇게 끄적이는데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뭐라 할 순 없지만, 말의 무게에 대해 조금 더 진중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논란이 되는 '신림동 사건'을 보면 참 안타깝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한 이유가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은 사회에 잘 적응한 것 같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였다.
정상적인 사고가 아닌 건 맞지만, 이 사람은 한순간도 행복한 삶을 못살아본껄까싶기도 하다. 기사의 댓글에서 많은 사람들은 사형을 시키라 한다. 그 이유는 자신에게 피해가 될까 봐인 경우가 다수였다. 당연한 사고방식이기도 한데 뭔가 자신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에 용납할 수 없는 그런 사회 분위기도 느껴졌다. 물론 나도 사형을 시키라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저런 사람은 사회에 나와서 피해 주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자극적이기 때문에 늘 논란거리를 안고 온다. 그 안에는 항상 싸우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깊게 파고들수록 성악설을 믿게 만든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삶을 바라보는지, 내 주변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닐까. 내가 부정적인 것만 보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수록 그와 관련된 미디어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날 더 깊은 구렁텅이에 빠뜨린다. 그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서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비를 맞는 것을 꺼려하는 게 당연하지만,
내가 비를 맞았다고 너도 맞아야 한다거나 내가 맞은 비보다 더한 것을 보여주겠어라는 앙갚음하려는 심리를 경계하고 싶다. 물론 그 비가 칼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의 나는 방관자로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
피해자의 마음은 내가 감히 헤아릴 수 없다.
옷이 젖는 정도의 비라면,
비를 맞고도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
또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 nixcreative,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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