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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Mar 13. 2018

미얀마 E.T. 의 습격

2018년 3월 13일 화요일


가위에 눌려 괴로워하고 있다.


어제 과음을 해서 겨우겨우 남편을 출근시키고, 다시 누워 깜빡 잠이 들었다가 가위에 눌리고 말았다. 

꿈의 내용은 이렇다.




남편과 나는 최민식이랑 최민식의 어머니가 여행을 간 사이 그분들의 집을 잠시 봐주기로 했다. 최민식의 어머니가 새우튀김이 5개나 들어있는 초대형 새우튀김 김밥을 만들어주고 가셔서 맛있게 먹고 집 안을 둘러보는데 인테리어가 정말 멋있었다. 집 안에 텐트도 있고 거대 나무도 있고 와 이게 무슨 집인가 싶어서 대문 밖을 나섰더니 미얀마네. (나 미얀마 가본 적도 없는데, 어째서인지 꿈속의 나는 '이곳은 미얀마다.'라고 확신했다.)


집 근처를 살살 산책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남편이랑 손을 잡고 걷는데 갑자기 E.T. 가 나타났다. 웃긴 게 이 E.T. 새끼가 마치 실사 크기 등신대처럼 ZARA 매장 앞에 서있다가 내가 가까이 가자 살아 움직이며 나를 물어뜯었다. 비명을 지르며 남편을 붙잡고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꿈을 꾸면서도 '아 가위눌렸다.'라는 자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가위에 눌리면 꿈속에서도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 뭐야, 또 가위눌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꿈에서 깨기 위해 노력을 한다. 내가 하는 노력은 온몸에 힘을 주고 최선을 다해서 비명을 지르는 것. 그렇게 계속 소리를 지르다 보면 어느 순간 육성으로 소리가 튀어나오고 그 소리에 놀라서 나는 잠에서 깬다. 물론 옆에서 자는 다른 사람과 멍멍이들도 깜작 놀라서 다 같이 깬다.


그럼 내 남편은 언제나 '별아, 괜찮아. 나 여기 있어. 괜찮아.'하면서 나를 안아주고, 멍멍이들은 포풍 핥핥을 해준다. 매일 악몽을 꾸며 가위눌리는 게 일상이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위눌리는 것 따위 하나도 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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