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록 1
조그만 땅콩에서 웬 행복이냐고?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땅콩은 그저 땅콩이기 때문이다.
평일 낮에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파이브 가이즈를 갔다. 난 스페인에서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먹어본 적이 있었고, 친구는 처음이었다. 둘 다 매장 방문은 처음이라, 주문부터 애를 먹었다. 심지어 직원의 실수로 햄버거가 잘못 주문되기도 했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 마이크에 대고 얘기해도 잘 안 들렸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던 때, 햄버거가 나왔다.
수고스러운 주문을 뚫고 우리에게 온 따끈한 햄버거 2개와 감자튀김 2개.
우리는 그 크기에 한번 놀라고 양에 한번 더 놀랐다.
따듯한 온도 때문에 안에 있는 치즈가 녹아 소고기 패티와 짭짤하게 잘 어우러져 한입 가득..!
육즙이 흘러나와 고소함이 더해진 햄버거의 맛은 당연 최고였다.
하지만,
친구는 달랐나 보다.
본인의 입맛엔 롯데리아가 제일 잘 맞는다고 했다.
그럴 수 있다. 취향이란 게 있으니까 말이다. 난 이게 아직까지 롯데리아가 잘 살아남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때, 이런 서로 다른 감상을 통일시킨 것이 바로 땅콩이었다.
'땅콩이 맛있어봤자 그저 땅콩이지 뭐'
나는 친구가 먼저 먹기 전까지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런데,
"헉! 이거 뭐야? 왜 짭조름해? 너무 맛있어!"라고 친구가 말하는 게 아닌가? 햄버거에선 못 보던 반응이었다. 도대체 뭔 맛이길래 저렇게까지 놀라는지...
그 반응이 궁금해서 딱 하나 까서 먹어보았다.
...?!
세상에.. 진짜 땅콩이 짭조름하니 너무 맛있는 게 아닌가! 어떻게 간이 적절하게 베어 입맛을 더 돌게 하지! 그때부터 우리는 땅콩 찬양을 하며 땅콩을 계속 까서 먹기 시작했다. 눅눅해진 감자튀김은 뒤로 한 채로.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땅콩이 이리 맛있을 줄이야!
만약, 지인이 파이브 가이즈에 간다고 하면 땅콩을 꼭 먹어보라고 권유할 것이다.
내가 느꼈던 기쁨과 행복을 당신도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