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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한강 공원 산책에서 초심을 찾다

by 로드퓨처

주말에 아내와 한강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이곳은 5년 전 재취업을 준비할 때 거의 매일 왔던 곳이다. 집에 있자니 가족들 눈치 보이고 몸도 늘어지는 것 같아서 아침 일찍 노트북이랑 책이랑 잔뜩 싸들고 나왔었다.


어딘가 불러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력서를 다듬고 책도 읽다가 싫증 나면 한강을 보며 물멍에 젖기도 했었다. 그때 커피 맛은 왜 그리 달았는지. 인생이 그만큼 썼었나 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재취업에 성공하고 이직까지 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곳에 옛 추억도 떠올릴 겸 오랜만에 들렀다.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투덜이 DNA가 발동을 했다. 요즘 아이디어 고갈로 과제 기획이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등등. 한참을 투덜대던 내게 아내가 굵직하게 한 마디 했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더니 딱 당신 얘기네요. 5년 전을 생각해 봐요. 종일 핸드폰을 꼭 쥐고 어디서든 연락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던 그때를 말이에요." 라며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순간 아차 싶었다. 항상 감사하자는 다짐은 어디에 버렸는지 한 시간을 넘게 투덜대던 내 모습이 아내에겐 한심해 보였나 보다.


사람은 참 간사한 것 같다.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직장인이 된 지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투덜대기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또 출근해서 열정을 쏟을 곳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다짐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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