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어떤 직원이 자주 문제를 일으키거나 기대만큼 일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쉽게 그를 ‘문제 직원’이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정말 그 사람이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까? 어떤 행동이나 결과가 아쉽다고 해서, 그 사람 자체를 문제라고 단정 짓는 건 너무 단순한 생각이다. 오히려 왜 그런 행동이 나왔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실제로 문제라고 여겨지는 행동은 그 사람 개인의 성격이나 능력보다, 조직의 분위기나 일하는 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해야 할 일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거나, 서로 잘 소통하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누구라도 실수하거나 오해를 받기 쉽다. 또 조직 안에 누군가를 은근히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그 사람이 점점 위축되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부서나 팀, 혹은 회사를 옮긴 뒤 전혀 다른 사람처럼 활발하게 일하고, 예전엔 없던 성과까지 내는 경우도 있다. 같은 사람인데 환경이 바뀌니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문제의 원인이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속했던 조직의 구조나 문화, 리더십에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그래서 ‘문제 직원은 없고, 문제 조직만 있다’는 말은 그냥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례에서 확인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은 문제가 생기면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조직 입장에서는 그 편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이다. 사람 하나만 정리하면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조직의 구조적 문제로 확대하는 순간,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일이 된다. 조직 문화, 리더십, 제도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바꿔야 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근본적인 원인을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누군가를 쉽게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기보다는, 왜 그런 모습이 나왔는지를 먼저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 사람이 어떤 도움이 필요했는지, 또는 조직 안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어야 했는지를 돌아보는 게 더 생산적인 접근이다. 단지 혼내거나 배제하는 방식은 문제를 더 키우기 쉽다.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이나 강점은 다 다르다. 누군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고, 누군가는 다른 접근 방식이 더 잘 맞는다. 조직이 사람을 바꾸려고만 하지 않고, 일하는 환경 자체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노력이 함께 따라갈 때, 더 건강한 변화가 가능하다.
결국 ‘문제 직원’이라는 말은 너무 쉽게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표현이다. 그보다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시스템, 분위기, 소통 방식을 함께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함께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 그게 진짜 건강한 조직이 만들어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