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의 성장은 보통 ‘승진’으로 연결된다. 승진은 더 큰 책임과 보상을 의미하지만, 그 기회는 제한되어 있고 상대평가로 주어진다.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동료들보다 더 두드러진 성과를 내야만 평가에서 앞설 수 있다. 결국 조직 내 성장은 본질적으로 경쟁적인 구조 안에 있다.
이러한 현실은 개인에게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 연구원들에게 고과 자체에만 몰입하기보다는, 외부에서의 성장도 병행할 것을 강조한다. 외부에서의 성장은 단지 개인적인 커리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부 성장의 기반이자 촉진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논문을 쓰거나 특허를 출원하고, 외부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활동은 개인의 전문성을 강화시킬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차별화된 역량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특히 외부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네트워크, 최신 정보, 실무 외 경험은 일의 깊이를 더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더 나은 문제 해결력과 전략적 사고로 이어져, 내부 업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부 성장을 통해 조직 내에서 돋보이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고과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조직도 이를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외부에서 성과를 쌓고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이는 곧 회사의 브랜드와 역량으로 연결된다. 단기적인 업무 성과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성장 잠재력과 외부 영향력을 함께 고려하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성장을 승진이라는 결과에만 국한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확장해 가는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부와 외부의 성장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다.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갈 때, 개인도 조직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