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소에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 고대 생명과학부 학술 동아리 LALS 회원 학생 12명이다. 생명과학부는 내가 나온 유전공학과의 후신이기 때문에 나의 학부 후배님들이다. 지난 8월에 고대 유전, 생명 학연산 네트워크 포럼에 초대를 받아 강의를 했었는데, 그때 만났던 후배들이었다.
당시 세미나 후 치맥 파티에서 내가 우리 회사에 방문할 것을 초대했었는데, 드디어 만남이 성사되었다. 먼저 강당에서 '바이오기술의 발전 방향과 회사 소개'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리고, 강의 말미에 '선배의 메시지'란 제목으로 보너스 강의를 이어갔다.
지금 위치에서의 족적 남기기와 이들의 연결을 통한 커리어 스토리 만들기에 대한 조언을 해줬다. 힘들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반드시 성취할 것과 여기서 이루지 못하면 다른 어디에서도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길 것 등을 선배의 마음을 담아 전했다.
질의응답까지 마친 후엔 연구소 랩 투어도 시켜줬다. 기업 연구소에선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나 보다. 사뭇 진지하게 살펴보는 후배들의 눈빛에서 바이오의 미래를 봤다. 기념 촬영을 끝으로 훗날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사랑하는 후배님들이, 강의 때 얘기했듯이 일이든 공부든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을 찾으며 행복한 학부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
며칠 후, 한 후배에게서 감사의 톡이 왔다. 나의 언행이 누군가에게 건강한 영향을 준 것 같아 뿌듯했다. 내게는 여러 일정 속의 한 시간이었지만 후배에겐 미래를 설계하는 바로미터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이 했던 질문이 생각났다. "뭔가를 할지 말지 고민이 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되나요?"였다. 나는 "어차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안 했을 때 후회가 더 크니 일단 해보라"라고 말해줬습니다. 안 가본 길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동경이 후회를 눈덩이로 만들어 평생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모쪼록 후배님의 앞날에 나의 이야기가 한 톨의 밀알이 되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