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은 ‘불안’입니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매 상황마다 바뀌는 목표, 그리고 언제든 교체될 수 있다는 현실. 이 모든 게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인사철이 가까워올수록 더 심해집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불안을 밖으로 표출하며 스스로를 다스리려고 합니다.
회의에서 날카로워지고,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괜히 부서원을 몰아붙이기도 합니다. 일종의 감정적 카타르시스라고 하지요. 불안을 밖으로 배설함으로써 내적 위안을 찾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표출된 감정이 빠르게 전염된다는 사실입니다.
부서원들은 임원의 말투나 표정에 놀랄 만큼 민감합니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임원의 불안이 조직의 불안으로 번지는 순간, 사람들은 위축되고 창의성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결국 그 불안이 다시 임원에게 돌아옵니다.
부서원들은 임원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리더라면 불안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불안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가 리더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에너지를 건강한 언행으로 발산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리더입니다.
임원은 성과뿐 아니라 감정 관리에서도 ‘프로’여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도 성장하고, 결국 자신도 롱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감정 관리를 성과 창출보다 앞세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