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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결혼식에서 떠올린 나의 옛 모습

by 로드퓨처

저희 연구소 연구원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부임한 후 네 번째 결혼식이었습니다. 직접 참석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공교롭게 출장 등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결혼한 연구원은 평소에 조용히 연구에만 몰두하는 성실한 분입니다.


하지만 회의나 보고 시에 자신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게 얘기합니다. 외유내강형 스타일이지요. 어쩜 저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조용한 가운데 자신의 일과 데이터에 진심인 점에서 접점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혼식에서의 모습도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살짝 샤이 하면서도 신부를 바라보는 눈빛엔 사랑이 가득했고 하객들에겐 자신 있는 표정이었습니다. 불과 결혼 전 날 저녁까지도 연구소에서 실험하던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게 준비된 신랑이었습니다. 마치 기회가 주어지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지요.


연구원의 아버님과도 인사를 나누고 아드님 자랑도 해드렸습니다. 물론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을 담았지요. 연구원은 회사에서 보내주는 박사 학위 프로그램에도 합격해서 당장 내년부터 공부를 병행합니다. 바쁘고 힘들겠지만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부드럽지만 강하고 차분하지만 주장할 줄 알며 기회가 오면 잡을 줄 아는 점들이 신기하게도 저와 많이 닮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성장을 더 세심히 지켜보며 돌봐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백년해로를 약속한 연구원에게 축하의 박수를, 그리고 연구원으로서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데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결혼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잠시나마 회사일은 잊고 신혼여행의 추억 많이 많이 쌓고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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