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 힘 빼세요
엥!
열심히 했는데 뭐가 문제지?
무려 15년
내 몸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던 시간이다.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는데 무심하게도 내게는 시간을 내어주지 않았다.
늘 우선순위는 아이들, 남편. 가정, 일이었다.
나를 가장 나중, 아니 전혀 챙기려 하지 않았던 기간이 15년이다.
너무 길었다.
지난겨울 드디어 큰 결심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 센터를 간다.
최소한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는 고정적으로 나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다행인 것은 생각보다 몸이 덜 삐그덕 거린다는 점.
큰 아이 임신부터 지금껏 운동다운 몸놀림이 없었음에도 제법 잘 따라가고 있다.
아마도 그간 죄책감을 덜기 위해 간간히 했던 홈트가 도움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자랑 같아서 낯간지럼지만 사실 난 고등학교 체력장에서 무려 특급을 받던 몸이다.
음하하
100미터 달리기를 15초에 주파하던 나란 말씀
초등부터 대학까지 모든 체육대회에 계주 담당이던 나.
무려 교사가 된 이후에도 참가 경력이 있는 달리기에 부심이 있는 몸
초보임에도 기존회원들보다 잘 따라 하는 나를 보며 괜히 우쭐해진다.
죽지 않았어 ㅋ
그 힘으로 꾸역꾸역 밤운동을 가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주 원장 선생님 말씀
선화 씨, 힘 빼요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갔어요.
열심히 하려고 하다 보면 그럴 수 있어요.
자세에 집중하되 몸에 힘은 빼세요
힘을 빼요?
힘 빼고 어떻게 운동을 하지요?
처음에는 힘을 빼라는 게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됐다.
열심히 하는 것과 힘을 주고 있는 건 무엇이 다른 거지?
아마도 복잡한 동작을 연속으로 하라는 오더와 끝까지 할당을 채우려는 의지가 결합되서 내 몸이 경직돼 있던 모양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아직 운동이 익숙하지는 않아서 몸을 사용하는 것은 서툴다.
그래서 몸에 힘이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힘은 어떻게 빼는 거지?
우선 하던 동작을 멈췄다.
후~하고 깊게 숨을 뱉었다.
무언가 내려놓듯.
이겨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보일 사람이 있지도 않다.
그저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나를 돌보는 시간이니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자체가 중요한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동작을 했더니 훨씬 가벼웠다.
힘을 뺀다는 것이 아직 뜻대로 쉽게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훨씬 편하게 동작을 할 수 있었다.
집공부도 그렇다
다들 너무 궁서체다.
너무 힘이 바짝 들어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힘이 들고 지치는 것이다.
고작 초등 1학년과 집공부하면서 부모는 거의 독립운동하듯 결의에 차있다.
(아이 수학문제를 채점하면서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돌아보시길 권한다.)
사춘기 질풍노도만으로도 괴로운 중학생을 두고 너무 비장하게 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없을 듯 아이의 한 순간 한 순간에 일희일비하며 감정을 소모한다.)
집공부는 매일, 꾸준히, 대입까지 해야 하는 아주 긴 장기레이스인데 매번 전투를 치르듯 하니 지칠 수밖에.
하루 공부했다고 갑자기 성적이 빡 오르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 했으니 갑자기 습관이 자리 잡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부에 임하는 자세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
어차피 승부는 고등학교인데.
그래서 제안한다.
우리 공부할 때 힘을 좀 빼볼까요?
우리는 다이어터가 아니라 유지어터가 되어야 한다.
다이어트 한번 하고 중도포기해서 다시 요요를 겪기보다는 끝끝내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아야 하듯,
호기롭게 집공부를 시작하고 너무 힘줘 달리다가 자포자기하면 아니한 만 못하다.
집공부는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입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히 매일, 끝까지 할 수 있도록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말씀.
그럼 대체 어떻게 힘을 뺄 수 있을까?
좀 더 명랑하게 공부하는 방법은 #집공부전문가 블로그를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