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궁금증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브랜드를 시작해 보면, ‘도대체 얼마나 돈이 들어야 디자인을 계속하고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자연스럽게 부딪힌다. 아무리 비용을 줄이고 또 줄여도 예상보다 지출은 계속 발생하고, 옷이 언제쯤 팔려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아파진다.
규모 있는 ‘사업’이라기보다, 하고 싶은 작업을 중심으로 ‘작업실’을 꾸려 조그맣게 시작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할까?
작업실 구성은 미싱, 작업대, 아이롱대 정도가 기본이다. 공간은 크면 좋겠지만, 최소 실평수 5~6평은 되어야 한다. 작은 원룸 정도의 크기다. 그러나 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원룸을 얻는 것은 부담이 크다. 공간은 넓을수록 좋지만 월세가 50만 원을 넘기면 사치다. 관리비가 없는 곳이면 더 좋다. 4층 정도까지는 걸어 다니면 되니 엘리베이터도 필수는 아니다. 단, 지하는 습기가 많아 장비나 제품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후 생산을 위해 동대문이나 제작 공장과 가까운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샘플 제작을 위해서는 원단과 부자재를 꾸준히 구매해야 한다. 야드당 1만 원짜리 원단을 기준으로 해도, 한 번 제작하는 데 약 10야드가 필요하다. 한 달에 5~6벌 정도 작업한다고 보면 원·부자재 비용만 최소 50만 원은 든다. 완성된 샘플은 패턴실에 맡겨 패턴을 저장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런칭 시에는 그레이딩 작업도 필요하다. 패턴 비용은 벌당 약 15만 원 정도다.
그리고 밥은 먹어야 한다. 식비를 아낀다고 라면만 먹거나 작업실에서 음식 냄새가 진동하도록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작업실에서는 제대로 된 음식을 사 먹는 편이 낫다. 식대만 해도 한 달에 약 50만 원은 든다.
6~7개월 정도 샘플을 개발하고 촬영용 샘플까지 준비했다면 이제 촬영과 홈페이지 제작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무신사 입점이나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직접 제작한 사이트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웹빌더는 아임웹, 식스샵 등을 이용하면 되며, 판매용 홈페이지 구축 비용은 연 35만 원 정도다.
SNS는 꾸준히 작업 내용을 업로드해 최소 3,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한다. 팔로워가 있다 해도 런칭 시점에는 홍보가 필요하다. 타깃팅을 정확히 해서 클릭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홍보비는 예상 매출의 약 5% 정도로 잡는다. 예상 매출이 1,000만 원이라면 홍보비는 50만 원 수준이다.
촬영을 위해서는 모델과 포토그래퍼가 필요하다. 에이전시를 이용하면 모델료는 하루 200~250만 원 정도 들며, 포토그래퍼는 후반 작업을 제외한다면 약 100만 원 선에서 구할 수 있다. 촬영 장소는 흔한 스튜디오보다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공간을 찾는 것이 좋다. 대여비는 시간당 5~10만 원 정도이며, 필요한 경우 장비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보증금 1,000만 원과 장비 구입 및 설치비를 포함해 계산해 보면, 1년 후 런칭까지 약 4,0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 금액은 디자이너가 미싱과 패턴 작업을 직접 할 수 있다는 전제로 아주 타이트하게 계산한 최소 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