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 살이다.
여름방학이라 외할머니 댁에 왔다.
TV를 보는데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다.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다.
배를 움켜쥐고 화장실에 가 보니, 팬티에 짙은 갈색 얼룩이 있다.
"어? 내가 나도 모르게 팬티에 똥을 쌌나?"
나도 모르는 사이 실수를 했나 보다.
물을 틀어 얼룩을 문질러 없애보려 하지만 잘 지워지지 않는다.
엄마한테 혼나기 전에 빨리 숨겨야 한다.
팬티를 세탁기에 넣었다.
잠시 후,
막내 이모가 단둘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나를 불렀다.
이모 방인 한옥 별채로 갔다.
이모는 내가 난생처음 들어보는 '생리'라는 것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너는 이제 진짜 여자가 되는 거야. 축하할 일이야."
눈물이 났다.
여자가 되기 싫었다.
통곡을 했다.
이모에게 물었다.
후뢰시맨 4호도 생리를 하느냐고.
후뢰시맨 4호도 생리를 한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것 같았다.
이모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우는 나를 뒤로 한 채 방을 나갔다.
내가 여자여서 엄마는 나를 낳은 게 한이 된 댔다.
내가 여자여서 엄마는 나를 미워한다.
내가 여자여서 엄마는 나를 매일 때린다.
그런데 이제 '진짜 여자'가 된다니...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은데...
서럽다.
다 울고 한옥 본채로 건너갔다.
엄마는 세탁기에서 꺼낸 내 팬티를 건조대에 말리고 있다.
엄마는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