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바닷가
속 시끄러윘던 일들이 잠잠 해졌다.
무조건 먼 바닷가로 둘이서 여행을 떠났다.
강원도 속초 바닷가를 연상하며
하노이를 잠시 벗어났다.
터널을 두 개쯤 지나갔다.
아들이 어릴 적 터널만 들어가면 소리를 질렀다
와~~~~ 와~~~ 와~~~~~
우리도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질러보았다.
야~~~ 야~~~ 야~~~
속이 뻥 뚫리는 듯 하하하 호호호
웃고 나니 터널 밖 밝은 빛이 반겨주었다.
참 잘했어요~ 쓰담쓰담
아껴두었던 바나나빵을 먹으며 달려갔다.
배고픔에 어찌나 맛이 있던지~~~
4시간 30분을 달려 빈 바닷가에 도착했다.
하늘이 맑았다 흐렸다 변덕이 심했지만
다~~~ 괜찮다 다 ~~~ 괜찮아~~
바다에 오니 넓고 깊은 마음이 되었다.
저 멀리 수평선에
작은 섬이 떠 있었고 그곳을 이동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도 보였지만 그저 바다만 보아도
숨통이 트였다.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파도치며 우리를 반겼다.
10월의 바다는 원래 가을 바다?
베트남 빈 바닷가는 여름의 끝자락쯤
아직 시원한 여름 바다다.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와~~~~ 처음 와본 곳인데
빈 ~~~ 바닷가가 낯설지 않았다.
그 바다가 그 바다
어디쯤에서 시작되어 연결되어 있는 바다라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파도롤 마중 나갔다.
철석 철석 바다가 나를 아는 체 한다.
많이 힘들었지~~~ 짠내 나는 세상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거....
작은파도가 내 발을 흠뻑 젖히고 나니 시원했다.
모래사장에 낙서도 하고
껄끄러운 모래알을 발에 붙이고 나와
플라스틱의자에 앉아 코코넛을 마신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뒤죽박죽 흐트러 놓았다.
다~~~ 괜찮다 다 ~~ 괜찮다고...
머리카락을 바람에 맞긴다 그게 편하다.
탁 트인 시야 ~~~ 저 멀리 노을이 빛을 이고
어둠을 데려오고 있었다. 회색빛
상어 모양 구름이 인상적이다.
바닷가 근처 공장 사장님 부부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시골 바닷가 근처에서 시내 쪽으로
빈에도 뷔페식당이 있다고? 과연?
야외 불빛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와우~~
여행의 묘미는 먹거리가 풍성해야
기분도 마음도 생각도 급 상승곡선인데...
나만 그런 거 아니쥬~~~
내가 좋아하는 수염이 긴 통통새우를 열심히
까먹었다. 새우를 찍어본다. 이렇게...
그 후로도 풍성한 먹거리로 속을 채웠다는...
그날밤
빈에서 우리는 뱃속이 얼마나 큰지?
확인 불가였다는... 여행은 새로운 곳으로
처음 맛보는 세상을 경험하는 것
안 좋은 기억들을 비워내고
새로운 추억으로 채워 넣는 여행은
무조건 고고고 하는거다.
다시 일상으로 고고고 하더라도...
푸르고 깊었던 빈(지명) 바다~~
행여 꼴까닭 물에 빠지더라도
다시 물 위로 올라와 두 팔과 두 다리로
아니 온몸으로 허우적 ? 세상과 맞서 이겨 낼
힘을 풀 ~~충전하고 돌아왔다.
10월을 잘 보내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