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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

작은 원이 완성되는 순간.

by 감정의 기록

'목표'라는 단어의 무게는 늘 나를 조여왔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항상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발아래 피어나는 행복은 다 놓친 체 말이다.


그날은 평일 낮이었다.

익숙한 카페, 그곳에서의 커피 한 잔,

창가 너머로 자연스레 흘러가는 오후의 햇살.

그 순간,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의 방향은

멀게만 느껴지는 거대한 목표지점이 아니라

이 작고 평범한 순간들이 완성되어 가는 하루일지도 모른다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

누군가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는 마음,

책을 읽던 중 마음에 콕 박히는 문장을 찾는 순간,

깨끗하게 정돈된 내 공간을 마주하며 느끼는 평온함.

이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내 하루의 온도를 올려주고 있었다.


물론, 사람에게는 방향이 필요하다.

직업도, 목표도, 꿈도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 된다.

하지만 그 나침반이 가리키는 길이

내가 좋아하는 풍경으로 이어져 있다면,

그 길 위의 고단함조차 따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크게 뻗어 나가되,

오늘이라는 원을 천천히 그리며 살아가야 한다고.

시곗바늘이 한 바퀴 돌 때마다

내 안에 또 하나의 작은 원이 완성된다.


크지 않아도 괜찮다.

삶은 거대한 꿈 하나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그 꿈을 향해 걷는 수많은 작은 순간들로 완성되어 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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