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 공허함
딱 10분이면 충분했는데...
늘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했다.
사람들 말소리, 타이핑 소리, 휴대폰 알림 소리.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이 모든 걸 멈춘 순간이다.
"괜찮아?"
어디선가 작게 울려오는 목소리.
바깥소리에 익숙해진 나에겐
이 울림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필 지금 이 소리가 들린다고?"
"지금? 왜?"
회피하고 싶었지만
나를 계속해서 부르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기로 했다.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사람들과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채널을 돌리며 계속해서 크게 웃고,
좋아하는 커피 향도 느꼈다.
이 모든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 한편이 다시 공허함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
"괜찮아?"
마음이 무너졌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내가 정말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단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내 안의 목소리라면 ,
언제든 통쾌한 음성으로 답을 들려줄 줄 알았다.
너무 오랜 시간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 걸까?
이제는 도망치지 말자.
불편해도, 어려워도.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계속해서 묻기로 했다.
"너는 누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