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하늘 틈 사이로 몰래 내린 비
무서운 여름 기세에 모두 사라졌다
나무는 숨 죽인 채 지친 잎만 흔들고
마른땅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지랑이 열기만 뿜어댄다
눈부신 태양은 처다 볼 수 없게
이글거리며 시치미를 떼고
유유히 떠 있는 구름만 도망치듯 여운을 남겼다
세상을 적셨던 물줄기도 반나절만에 지워지는데
마음속 작은 상처 하나는
사라지지 않고 틈만 나면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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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작가. 팔랑귀와 줏대 없는 결정으로 떠밀려 살아온 인생, 이제 조금 능동적으로 살아보고자 씁니다. 고군분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