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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낙엽, 내일로 가는 여정

by 케빈은마흔여덟

쓰임을 다 하면 떨어지는 낙엽

쓸모를 잃어버린 나

힘겹게 매달려 고군분투 중이다


떨어져라 흔들어대는 모진 바람

살아가는 건 여전히 막막하고

맥없이 펄럭이며 아슬하게 버틴다


이유 없이 붙들고 있던 날들이

지나간 계절처럼 멀어지고

체념 쌓인 나에게 다시 묻는다


한 걸음, 두 걸음

바스락 거리며 남는 발자취

사소한 모든 흔적은 나의 추억


수북이 쌓인 더미에도

나를 웃음 짓게 하는 온기들

고되지만, 내일을 향한 여정이었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조용히 내려앉은 낙엽처럼

보잘것없는 모습까지 결국 나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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