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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환청

by 조희길

너의 날선 아픔은 소낙비에 묻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침마다 무너지는,해질녁이면 술 생각나는


분명하게 손에 잡히는 목표나 소명의식도 없이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멀었다를 되뇌이며

이래 살아도 될까?


환갑 훌쩍 넘긴 나이

이달에 막내동생이 정년퇴임을 한다는데

나는 낯선 나를 붙잡고

퉁퉁 부은 거울속의 나를 붙잡고

묵묵부답 벽을향해 쏼쏼 오줌을 갈긴다

허,정신나간 고집불통 시인나부랭이

다 부질없는 일이여,그깟 명예가 뭐라고

그깟 자존심이나 평판 따위가 다 무엇이냐고


내가 던진 그물에 내가 걸려

허우적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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