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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현 Sep 02. 2024

멈추니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승무원의 글귀들 05


우리 마음의 한계를 자각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한계 밖에 존재하는 새로운 곳으로의 적극적인 진군을 의미한다. 건물의 어는 곳에 창을 내더라도 세상 전체를 볼 순 없다. 그것을 알기에 건축자는 최상의 전망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창을 내려고 고심한다. 이렇듯 우리도 삶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풍경을 향유하기 위해 최상의 창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 접근 하느냐 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결정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상의 프레임으로 자신의 삶을 재무장하겠다는 용기, 나는 이것이 지혜의 목적지라고 생각한다. 프레임은 단순한 마음먹기가 아니다. 한 번의 결심으로 프레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리프레임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늘리듯이,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새로운 프레임을 습득해야 한다. 최인철-프레임






내 인생의 적극적 진군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바로 코로나였다. 일상에서 비행이 멈추자 드디어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 한 주의 3일은 미국에서 나머지 3일은 파리에서 보내는 일상의 파편 같은 시간은 삶을 고찰할 수 있는 여력을 앗아가 버린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지? 생각해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차 없이 일하는 것은 고단했다. 


3년의 코로나 시간이 지나가자 내 인생에도 괜찮은 전망을 내다볼 수 있는 프레임이 만들고 싶어졌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욕구와 상반되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는 네이버 스토어를 열어 보기도 하고 하루는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보기도 했다지만 어느 것 하나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다. 그렇게 지리멸렬한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비행 외의 뭔가를 해낸 첫 경험은 또다른 무언가를 꿈꿀 수 있게 해주었다. 



예전엔 10할 중 8할이 비행생각 이었다면, 지금은 2할 정도만 한다. 8할의 자리에는 비행 외의 밥벌이를 고민하는 중이다. 투자라고 말하기엔 거창하고 그냥 월급을 아껴 모은 종잣돈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찾고 있는 중이다. 10년 넘게 성실한 직장인으로 나름 성실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부동산이 많이 올랐었다. 영영 살 수 없을 거 같은 집값도 여러가지 변수로 상승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네 삶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부동산에도 기복과 사이클이 있듯이 우리 인생도 흐름을 잘 타야 한다. 



코로나 때 시작하여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독서’라는 습관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사고의 확장’이다. ‘그럴 수 있지’와 ‘다 지나간다’는 내 인생을 관통하는 신조가 되어 중심을 굳건히 잡아주고 있다. 그렇게 걱정만 부둥켜안고 지낸 나날들을 내려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서야 그 자리에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집어넣고 미래를 계획 중이다. 최인철 작가가 말하는 지혜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인 해피 프레임으로 재무장하며 조용히 다음 문장을 읊조려본다. 



내가 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내 인생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간다. 






https://www.nadio.co.kr/series/535/epis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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