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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DAY LETTERS Jan 23. 2024

02 / 분당, 반짝


분당, 반짝

- YONG이 프라하에서 깨달은 것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2023 겨울편 두 번째 편지로 인사드리게 된 MIN입니다.


그간 다들 잘 지내셨나요?

앗!! 우리 독자 여러분께 우선 새해 인사부터 올리겠습니다. 

사랑하는 먼데이레터스 구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_ _ ) 


벌써 2024년이 된 지도 3주가 다 되어가는 시점이네요.

너무나 오랜만에 먼데이레터스로 다시 찾아뵙게 되어 반갑고, 떨리는 마음입니다.

다들 2023년의 연말 마무리는 잘 하셨을지 궁금하네요ㅎㅎ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2023년을 아주 뜻깊고 멋지게 잘 마무리를 했거든요!

2024년은 더 사랑이 가득한, 열정이 가득한, 성취가 가득한 한 해가 되길.


이번 시즌 저희 편지의 주제는 '반짝반짝'이는 6가지 장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민, 용, 만에게 각자 의미있는 도시들로 이야기를 꾸려보았어요.

개인적으로 지난 주 <프라하, 반짝>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분당> 이야기도 여러분께 작은 감동이 있길 바랍니다.

그럼 민의 분당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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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분당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마음의 고향으로 삼는 그런 도시가 있으신가요?

저한테는 분당이 그런 도시예요. 분당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저의 고향은 분당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 의왕시와 안양시에서 가장 오래살았고,

심지어 지금은 용인에 살고 있지만..!

제겐 '분당'이 더 익숙한, 마음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무 살이 되고, 대학교를 편하게 통학하기 위해서 이사를 온 곳이 분당이였어요.

처음에는 새로운 도시에 이사를 간다는 것이 낯설고, 싫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 만남을 유지하던 애인과 떨어진다는 점에서도..하하)


하지만, 분당에 이사를 오고 나서는 이게 무슨 일이야~~~!

정말 살기 좋은 도시인거에요?! 일단, 교통이 너.무.너.무. 편리했고...

(서울, 경기 타 지역 등등.. 없는 버스가 없고) 생활권도 좋았고,

여러 편의시설, 의료기관, 공원, 여가시설 등등 너무 많았어요.


하지만, 제가 분당을 좋아하고 마음의 고향으로 삼게된 것은

위의 이유가 전부는 아닙니다. 분당은 제 모든 '처음'을 함께해준 동네거든요.






반짝이는 처음들




첫 대학생활부터, 첫 이별, 첫 아르바이트, 첫 사회생활, 첫 회사생활, 첫 남미여행까지! 의미있는 처음들을 모두 분당에서 맞이했습니다. 이사를 자주 다닌 제게 이렇게나 많은 '처음'을 선물한 동네는 '분당'이 유일합니다.


성인이 되어 대학교에 입학하고, 학과 조교로 일하며 친구들과 재미난 추억들을 쌓았죠. 학교와 저희집이 가까워 친구들도 자주 놀러오곤 했습니다. 밤새도록 수다를 떨다, 동이 터올때 쯤에 새벽 산책을 나가기도 했어요. 잔치국수를 1키로씩 삶아먹기도 하고, 친구의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기억을 꺼내 먹으며 살아요. 분당은 제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준 동네입니다.


물론, 엄청시리 행복한 기억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처음으로 이별을 맞이했던 곳도 분당이였거든요. 분명 가슴 아픈 순간이였지만 저를 성장하게 해준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헤어진 연인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던 곳이 쳐다보기도 싫어서, 한동안은 그 길로도 절대 다니지 않기도 했어요. 첫 이별은 제게 꽤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일도 아니게 된다는, 생각해보면 울 일도 아니라는 교훈을 준 사건이였습니다. 한 뼘 더 어른스러워질 수 있는 순간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하려고요. 


분당에 살면서 제 인생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었는데요. 서현역에 있는 AK플라자에서 일하며 참 재미난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고기를 1+1을 해달라거나, 냉장고에 자리가 없으니 고기 환불을 해달라는 황당한 에피소드들이 있는데요. 당시엔 좀 스트레스였는데 지나고니 정말 재밌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 ㅋㅋㅋ)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제는 취업준비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제 첫 포트폴리오도 분당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첫 이력서, 첫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합격한 저의 첫 회사가 SBS 디지털뉴스랩 (스브스뉴스)입니다. 인턴을 하면서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어떤 모양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나의 업으로 어떤 일을 삼을 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인생에서 꼭 필요한 고민을 하게 해준 의미있는 경험이였죠. 제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도 첫 회사에서 만나기도 했고요!


처음으로 아시아 대륙을 떠났던, 제 인생의 가장 큰 도전인 중남미 대륙으로의 여행도, 분당에 살 때 떠났습니다. 정자동 제 방 안에서 작은 스탠드를 켜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구글지도를 보며 여행 계획을 세우던 순간의 설렘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여행지에서의 설렘도 크지만,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순간에 느껴지는 설렘이 더 큰 것 같아요. 


단순 의미부여처럼 비추어질 수도 있겠지만, 분당에 살면서 여러 '처음'을 경험하며, 제 스스로를 가장 많이 위하게 되었기에 제게는 정말 의미있는 곳입니다. 나는 뭘 좋아하는 지, 나의 취향은 무엇인지, 나는 어떻게 살아갈 지, 나의 모양에 대해 고민하며 나를 위한 시간들을 보내기 시작하게 된 공간이거든요.  평생 제 마음의 고향이 되어 줄겁니다. 분당에서의 소소하기도 행복하기도 반짝이기도 시리기도 아프기도 눈부시기도 했던 기억들을 꺼내 먹으며 살테니까요!  언젠가, 마음의 고향에서 살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있습니다. 분당에 자가를 사고 싶은 거니까 아주 야무진 꿈이지만, 언젠가는 이뤄낼 저를 응원해주세요..


아주아주 사적인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제 인생 가장 큰 도전이었던 남미여행에서 만난 어여쁜 도시 '쿠스코'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다음주, MAN의 <경주, 반짝> 편도 기대해주세요.


사랑을 담아, 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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