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이 아닌 당당함
거울 앞에 서서 ‘나는 예쁘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영화 〈아이 필 프리티〉는 우리에게 뼈 있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르네는 뚱뚱하고 못생긴 외모 때문에 늘 자신감이 부족한 여성이다. 그러다 헬스장에서 머리를 다친 후 거울 속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착각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단순한 설정이 놀라우며 재미있다. 르네가 달라진 건 외모가 아니라 ‘자기 인식’이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믿는 순간 행동이 바뀌고 말투가 바뀌고 결국 주변 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진다. 영화는 착각의 힘이 얼마나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를 유쾌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역할이었던 에이미 슈머의 연기는 현실적이면서도 과장되지 않았다. 특히 자신감이 생긴 이후 르네가 하는 대사들은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관객으로 하여금 “나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나?”라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코미디 속에 담긴 자기 존중의 메시지가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이 영화가 멋진 점은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자기 긍정’을 독려한다는 점이다. 세상은 완벽한 얼굴보다 당당한 태도에 끌린다는 것을 그녀의 변화된 삶을 통해 증명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이상의 여운이 남는다. 거울 앞에서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외모나 조건이 아니라 자존감으로 빛나는 사람으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