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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cos Jan 29. 2021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케인이 사라지자 날카로움도 사라졌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토트넘과 리버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 런던에서 펼쳐졌다. 1군 선수들이 대거 빠진 아스톤 빌라를 상대했던 FA컵 1-4 승리를 제외하면 공식전에서 6경기에서 승이 없던 리버풀은 반드시 토트넘을 잡아내고 반등을 노려야 했고 원정에서 1-3으로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 20R 토트넘과 리버풀의 라인업

토트넘은 최근 8경기에서 마린, 셰필드 유나이티드, 위컴 원더러스 등 비교적 약팀들을 상대하며 6승 2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경기력이 좋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로 셀소와 레길론이 부상으로 빠졌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벤 데이비스를 왼쪽 스토퍼로 기용하며 조 로든, 에릭 다이어와 함께 3백을 구성했다.     


전반전은 양 팀이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전반 3분 손흥민은 케인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되었다. 전반 종료 직전, 마네의 패스를 받은 피르미누가 득점에 성공하며 0-1로 마무리되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티아고와 충돌하며 발목에 문제가 생긴 케인을 라멜라와 바꿔주었고 세르주 오리에를 윙크스와 교체하며 4백으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수비 라인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며 문제를 노출했고 47분 알렉산더 아놀드에게 추가 실점했다. 곧바로 호이비에르의 만회 골이 터졌지만, 케인이 빠진 공격은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은돔벨레의 개인적인 탈압박 능력에서 나오는 찬스 메이킹을 기대했으나 중요한 톱니바퀴가 빠진 것처럼 삐그덕거렸다.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리버풀은 최근 부진에 빠졌던 알렉산더 아놀드가 1개의 득점,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오랜만에 보는 시원한 얼리 크로스였다. 리그에서 3골을 득점한 것은 작년 12월 19일 이후 처음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안 좋았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꼭 필요했던 다득점 경기였다.     


시즌 초반 토트넘의 케인과 손흥민은 무서운 화력을 뽐내며 잠깐이지만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최근 상대 팀들에 공격 전술이 읽히며 손흥민은 출전한 4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손흥민의 득점이 없는 경기에서는 해리 케인이 해결사의 모습도 보여주며 이번 시즌 18개의 득점과 14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케인을 제외하면 득점 루트를 생각하기 어렵다. 케인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게 드러났던 경기다. 벤치에는 모우라와 베일, 비니시우스가 있지만, 이들 중 누구도 케인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가지고 싸우는 팀이 된 토트넘은 다시 상위권에 올라가기 위해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전반 13분, 티아고 알칸타라와의 충돌로 발목에 문제가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첫 번째,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갖춰야 한다. 케인은 오늘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교체 아웃되었다. 몇 해 전부터 시즌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벤치 자원들을 이용해 그 공백을 메우려 시도했지만, 매번 답답했다. 언제든 부상을 당해 자리를 비울 수 있는 선수라는걸 인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늘 발목을 부상 당한 케인은 아직 얼마나 결장하게 될지 모르지만, 최대한 빠르게 케인이 없는 공격 세부 전술을 재정비해야만 한다.      


두 번째, 수비 라인의 불안 요소를 해결해야 한다. 오늘 선발 출전한 도허티, 벤 데이비스, 에릭 다이어, 조 로든 모두 불안한 모습을 경기 내내 보여주었다. 현재 토트넘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센터백은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유일한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늘 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평소 토트넘은 리그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도 수비 집중력에 꾸준히 문제를 들어내며 허무하게 실점하는 장면이 많았다. 확실한 수비 조직력을 갖춰야 한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조 로든, 문제는 로든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세 번째, 앞서 말한 두 이유로 인해 힘 빠지는 경기가 반복된다. 토트넘이 선제골을 넣은 리그 12경기 중 5경기가 무승부인데, 승점 10점을 잃어버렸다는 말과 같다. 추가로 득점하지 못하고 동점 골을 허용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시즌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은 이른 시간에 먼저 득점을 하고, 곧바로 내려앉아 수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극적으로 추가 득점을 노리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게 더 많은 공격 기회를 허용한다. 수비진에서 집중력과 조직력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유지하지 못하다 보니 후반 막판 어이없는 실점이 많은 것이다.     

2020년 1월 29일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자료=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은 오늘 경기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하며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6위에 머물러있다. 에버튼과 동일한 승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에버튼이 한 경기 덜 치룬걸 생각한다면 순위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며 선수들의 쌓여가는 피로와 특정 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공격력과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챔피언스리그 티켓마저 잃을지도 모른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컵, FA컵, 유로파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네 개 대회에 모두 참가 중이기 때문에 경기 일정은 여전히 빽빽하다. 안정적인 수비 라인을 갖춰야 한다. 유동적인 공격 전술이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자료=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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