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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cos Feb 28. 2021

코로나속 두번째 시즌, K리그 개막

8번째 우승을 달성한 전북과 명가 재건을 노리는 서울이 맞붙었다.

2월 27일 K리그 개막전이 전주성에서 열렸다. 이번 시즌 첫 상대는 명가 재건을 노리는 FC 서울. 논란 속 선발 출전한 기성용과 박진섭 감독과 함께 서울로 이적한 나상호가 눈에 띄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지난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이며 리그 8번째 우승을 달성한 전북은 김상식 감독의 전술 변화와 이적생 일류첸코의 활약상이 기대되었다.


오늘 경기는 김상식, 박진섭 감독의 데뷔전이라는 흥미로운 경기였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 같은 소속 팀에서 보낸 시간도 있었고, 대표팀에서도 함께 활약한 ‘절친’이다. 전북에서 선수, 코치로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김상식 감독은 그 누구보다 전북에 대해 잘 아는 감독이다. 이번 시즌 광주를 떠나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박진섭 감독은 광주와는 달리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선수단을 장악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 박주영, 고요한, 기성용, 오스마르 등 베테랑 스타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팀의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전술적으로 매우 유연한 감독인 만큼, 좋은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해 성적으로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K리그 1라운드 개막전 전북과 서울의 라인업

전북은 입대한 조규성, 은퇴한 ‘레전드’ 이동국 선수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지난 시즌 포항 소속으로 리그 득점 2위를 기록한 일류첸코를 영입했다. 또한 대구의 중앙 미드필더 류재문, 전남의 측면 수비수 이유현을 영입하며 공격과 중원, 수비 모두 적절히 보강을 마쳤다. 지난 시즌 포항으로 임대 이적을 떠났던 김승대 선수 또한 복귀하며 스쿼드에 무게감을 더했다. 골키퍼 코치로는 2002년 월드컵 주전 수문장 이운재 코치를 영입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서울은 국가대표 선수인 나상호, 포항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팔로세비치, 유럽의 여러 팀을 경험한 박정빈 등을 영입하며 공격진을 보강했지만 타겟형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지난 시즌 실점 부분에서 리그 2위였던 만큼 수비 보강이 절실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영입은 없다.

띄엄 띄엄 떨어져 앉아 방역 수칙을 지키며 경기를 관전한 전북 현대의 팬들 [촬영=아이폰12]

7,000여 명의 관중과 함께 시작한 리그 개막전, 승리를 향한 두 팀의 승부가 시작되었다. 기성용과 오스마르, 팔로세비치로 구성된 서울의 탄탄한 중원이 돋보였다. 공수 밸런스가 맞춰지자 전방으로의 볼 배급이 원활했고 신입생 나상호가 톡톡 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러나 기서용은 전반 36분경 부상 의심으로 한찬희와 교체 아웃되었다. 다시 서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전은 크게 문제없이 마쳤지만 문제는 후반전이었다. 중원 장악을 통해 우위를 점하던 서울이 주도권을 내어주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 문제를 보이며 자책골을 기록했다. 후반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실점 또한 집중력 저하가 원인이었다.

전북의 득점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촬영=아이폰12]

서울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앞서 언급한 수비 집중력이고 다른 문제는 득점 루트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박주영은 서울의 최다 득점자였지만 리그 4골을 득점하는 데 그쳤다. 박주영의 득점을 돕거나 그와 함께 최전방에서 공격 작업을 만들어 갈 선수가 필요하다. 박진섭 감독이 타겟형 스트라이커를 그토록 원하는 이유다.


FC서울은 주장 기성용, 고요한, 오스마르, 팔로세비치 등으로 구성된 리그 최고급 중원을 보유했다. 수비 조직력 개선과 득점 루트의 다양화가 이루어진다면 실점은 줄어들고 득점은 증가하며 자연스레 리그 순위도 올라갈 수 있다. 비록 첫 경기에서 승점을 챙기는 데 실패했지만, 기성용이 교체되기 전까지의 경기력을 보았을 때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은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던 이동국의 은퇴와 지난 시즌 리그 MVP 손준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고민이다. 지난 시즌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던 전술에서 더블 볼란치를 기용하는 전술로의 변화를 꾀한 전북의 축구가 김상식 감독 아래에서 어떤 식으로 이번 시즌을 정복해 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경기 종료 직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낸 후 기념 촬영을 하는 전북 선수단 [촬영=아이폰12]

코로나 시국에 개막한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 33라운드와 파이널 5라운드의 총 38라운드로 이루어진 길고 긴 시즌이 될 전망이다. 이영표, 박지성, 홍명보, 이운재 등 2002년 월드컵 영웅들 또한 다양한 역할로 K리그에 돌아왔다. 전북의 리그 5연패라는 위업 달성이 가능할지, 서울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우고 명가 재건에 성공할지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즌일 것이다. 이번 시즌, 각자의 지역 구단을 방문해 방역 수칙을 지키며 관람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사진촬영=아이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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