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갈치조림과 갈치구이를 먹고 나오는 길, 8남매가 술에 얼큰하게 취했다.
계산하고 나오는데, 작은 외삼촌 부부가 버스 옆에서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오늘 오전 여행지에서 사소한 말다툼을 했었는데, 술기운이 올라오니 서운했던 감정이 폭발한 것 같았다. 이모와 엄마는 외숙모를 말리고, 이모부와 큰삼촌은 작은삼촌을 말렸다.
"엄마, 아빠 그만 좀 해"
8남매가 말려도 계속 싸움을 하던 외삼촌 부부는 딸의 한마디에 말다툼을 멈췄다.
부부사이에 자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사촌동생이 외삼촌과 외숙모를 끌고 버스에 탔다.
나머지 8남매도 버스에 올라탔다. 냉랭한 분위기가 버스 안을 가득 에워쌌다.
"오늘은 이렇게 마무리하기 아쉬우니까 펜션 옆에 노래방 가자"
막내이모가 말했고, 8남매는 동의했다.
노래방에 도착한 8남매는 누가 먼저랄 것도 흥을 발산했다. 8남매가 이렇게 흥이 많을 줄은 몰랐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자, 외삼촌이 노래 하나를 예약했다. 외숙모의 애창곡이었다. 8남매는 외숙모의 애창곡이 나오자 일제히 박수를 쳤다. 외숙모는 쑥스러워하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외삼촌과 사촌동생이 외숙모 뒤에 서서 외숙모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외삼촌은 중국에서 10년 넘게 일을 하고 한국으로 넘어왔다. 외숙모는 외삼촌이 중국에서 일을 하다가 만나 연애를 했는데, 존경스러울 정도로 시댁식구들에게 잘했다. 시댁식구들만 있어서 혼자 뻘쭘할 것 같은 자리에도 한 번도 빼지 않고, 가족 모임 총무를 담당할 정도로 똑소리 나는 외숙모였다. 그런 외숙모도 중국에 있는 본인의 가족들이 생각이 가끔 나기도 했었다고 했다. 노래방을 마무리하고 자매들이 있는 방에서 외숙모와 이모, 엄마가 술 한잔을 기울이며, 외숙모는 그간 외삼촌에 대해 서운했던 감정들을 토로했다.
이모와 엄마들은 외삼촌에게 한마디 해주겠다며, 외숙모의 편을 들었다. 이모와 엄마의 위로에 마음이 풀린 외숙모는 외삼촌과 사촌동생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외숙모와 외삼촌은 다른 날과 다름없이 버스 옆자리에 앉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웃으면서 하고 있었다. 8남매의 화해는 언제나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