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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말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by 취한하늘

어느 화창한 날, 한 늑대가 농장에 들어섰다. 그곳에서 그는 귀리밭을 발견했다. 하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그는 귀리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러다 그는 막 밭을 떠나려고 하는 말을 만났다.

말에게 호감을 사고 싶었던 늑대는, 말에게 손짓하여 밭으로 불렀다.

“이봐, 여기에 멋진 귀리가 잔뜩 있어.”

그가 말했다.

“너를 위해서 나는 손도 대지 않았다고. 네가 우적우적 씹는 소리를 듣는 것이 더 즐겁거든.”

말이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것 참 친절한 이야기구나.”

말이 대답했다.

“하지만, 만약 늑대가 귀리를 먹을 수 있었다면, 단지 씹는 소리를 들으려고 진수성찬을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 걸.”




1.

말은 늑대가 귀리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말을 위해서 늑대가 귀리를 먹지 않고 놔두었다는 것이 거짓말임을 안 것이다. 하지만, 늑대가 말에게 귀리밭을 알려준 것은 사실이다. 비록 늑대 자신에게 쓸모가 없는 것으로 환심을 사려고 했어도, 말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으로 늑대가 연결해 준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이다. 따라서, 비아냥대는 말을 하기보다는 그냥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물론, 말 입장에서 늑대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좋지 않은 말로 적을 만들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부끄럽게 만드는 말은 적을 만드는 쉬운 방법이다.


2.

그런데, 말은 왜 늑대를 의심했을까? 왜 자신을 귀리밭으로 안내해 준 늑대의 호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그것은 말이 늑대를 신뢰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늑대 입장에서 보면, 말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인 것이다.

신뢰가 무너지면 호의적인 행동도 나쁘게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신뢰가 쌓이면, 안 좋은 행동을 보여도 이해하려는 시도를 먼저 하게 된다.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은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다. 따라서, 타인으로부터 신뢰를 획득하려는 노력을 평소에 많이 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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