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부터, 뉴욕 #14
향 좋은 커피를 당신과 나눠 마시고 싶은 그 마음처럼
이 좋았던 여행을 당신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도 셔터를 누르고
카페에 몇 시간 눌러앉아 그림을 그리고
늦은 밤 꾸벅꾸벅 졸면서도 일기를 쓰게 했던
그 동력이 바로 당신이었을까요?
빛에 노출돼 색이 바래는 종이처럼
시간을 통과한 모든 것들은 고유한 빛깔을 지니고 있어요.
짧다면 짧은 시간을 통과해왔지만
나의 여행도 그래요.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그냥 한번 들여다봐줄래요?
당신의 시선이 나의 여행을
이 세상에 존재하게끔 만들어주거든요.
내 두 발로 이만큼이나 멀리 다녀왔다고
내 두 눈으로 이만큼이나 많은 걸 보고 왔다고
당신에게 진짜 진짜 말하고 싶었거든요.
당신, 과거의 나.
그러니 앞으로 꿈을 꿔주세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죽는 날까지 절대 늙지 않는 법.
이제 저는 당신의 여행에
내가 초대되는 날을 꿈 꾸겠습니다.
여행을 꿈 꾸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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