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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뚜기 Nov 10. 2021

골프 극혐녀 골프를 시작하다.

감히 골프를 시작하기로 했다.

난 골프에 대해 막연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골프라는 운동 자체가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많이 들긴 한다더라...^^;;)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해 있는 집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땀이 뻘뻘 나는 것만이 운동이다 라는 생각으로

멋진 옷과 멋진 신발을 신고 드넓은 필드를 거니는 골프는 운동이 아니라 사치 그 자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아이들을 낳고 나서 나는 남자아이 둘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며 목 늘어난 티셔츠에 바닥에 떨어진 밥풀들을 줍고 있는 나를 볼 때면 내가 날 봐도 참 안쓰럽기도.. 한심할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친구가 나에게 전화가 왔다.

"나 뚜기! 너도 이제 골프 좀 배워라. 같이 필드 나가자."


"골프?? 내 주제에 무슨 골프야... 그건 돈도 시간도 여유도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나 뚜기.. 너는 왜 지금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면서  너의 인생에 투자하지 않니? 골프를 치면 네가 말한 돈도 시간도 여유도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어.. 네가 만나고 어울리는 그룹을 바꿔보려고 해 봐"


뭔가 띵..... 맞은 거 같았다.

 

그 길로 며칠, 몇 주를 스크린 골프장을 갔다가 되돌아 오길 여러 번....

강습비가 내 기준 너무 비쌌고 앞으로 들어갈 비용들을 생각하니.. 엄무가 안 났다.

그리고 아이들을 돌봐야 할 내가 감히(!) 골프를...?


생각해봤는데..

감히 골프를 시작하기로 했다.

호랑이 가죽이 탐나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골프는 그. 사. 세 라고 생각했던 내가..

똑딱이 골린이가 되었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기고 처음으로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 시작했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게 좋았다.

공이 앞에 있는데 왜 치질 못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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