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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뚜기 Feb 11. 2022

나뚜기의 병상일기(6)

이건 의료사고일까요..? 아닐까요?

남편은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이다.

그건 나도 남편도 알고 있는 일이고, 그래서 항상 염려하는 일이기도 하다.

입원을 하게 되면서 남편은 팔에 주사를 꽂아 피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피검사 후, 30분도 되지 않아 같은 팔에 혈압을 쟀다. 

피검사 후 팔에 밴드를 붙여놓기 때문에 간호사도 그걸 확인했을 것이고, 그럼에도 같은 팔에 쟀다는 건 크게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다음 날 남편이 '팔에 핏줄이 다 터졌네'라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나는 남편 팔을 보고 깜짝 놀랐다.

팔 전체가 피멍으로 가득했다. 피검사를 한 직후 혈압을 재서 압을 주니, 혈관이 터져버린 것이었다.

간호사에게 말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

과연 이건 의료사고 일까, 아닐까?

흔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야 하는 걸까?

남편은 현재 다른 곳보다 팔이 제일 아프다고 한다.

피검사  → 혈압측정 후 이렇게 됐는데.. 이거 의료사고 아닌가요?


코로나로 인하여 면회도 금지되어 있고, 간병인 또한 불가한 상황에다가 우리 가족의 경우 4인이 모두 입원해 있는 상황이다 보니, 우리가 치료를 받으러 내려갈 때 아이들까지 모두 내려가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

근데 이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누군가 나를 챙겨줘도 부족할 상황에서, 내가 남들까지 챙겨야 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간병해줄 사람이 없으면 환자가 너무 고생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들은 밖을 나가지 못하니 병실에 딸린 조그만 창문에 매달려 밖을 내다보는 게 바깥구경의 전부이다.

한창 뛰어놀아야 될 아이들이 병실에 갇혀 있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우리 둘째(4세)는 만 3돌이 되지 않는 4살이다. 또래에 비해 언어가 빨리 발달한 편인데, 

요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엄마가 말하거나 요구하면 

"싫은데~ 내가 왜~ 얼마 줄 건데~~"

이렇게 노래하듯 말한다.

첫째(7세)에게서 배운 말일 거 같긴 한데 출처는 분명치 않다. (정작 첫째는 저런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역시 애 앞에서는 입조심해야 한다는 게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편치 않은데 저런 약 올리는 말을 들을 때면 아무리 내 아들이지만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다행인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둘째의 어린이집에서 둘째가 설 연휴, 입원 등으로 등원하고 있지 않은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뒤이어 선생님과 아이들을 모두 포함하여 15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연락을 받고..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

우리 둘째의 담임선생님, 그리고 같은 반 친구까지 확진되었다고 하니.. '참 코로나19가 정말 우리 가족의 코앞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 우리 바로 옆 동에 남자분 한분이 들어오셨는데.. 

나는 다른 방으로의 이동을 추천드리고 싶다.

아마 아이들 때문에 제대로 된 휴식이 안되실 텐데.. ㅠㅠ

괜히 벌써부터 죄송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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