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워리어는 있는데 마우스워리어는 없는 걸보면 키보드는 상당히 강력한 입력장치인거 같아.
하루를 돌아보면 스마트폰만큼이나 하루 종일 잡고 있는게 바로 컴퓨터인 것 같아.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항상 키보드와 함께하지.
나에게 익숙한 키보드와 함께하면 오타도 줄고 속도도 빨라져서 그런지 마음도 든든해지고.
이런저런 키보드를 사용해보다가 최근에 정말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찾아서 소개해보려해.
키보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일본 PFU사의 해피해킹키보드(HHKB, Happy Hacking KeyBoard)야.
국내에서는 정식판매를 하고 있지 않아서 해외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어.해피해킹하면 떠오르는 특징은 독특한 키배열과 부드럽지만 똑뿌러지는 타건감이야.
처음 보면 독특한 키배열때문에 당황스러울 수 있어.
Caps Lock 자리에 Ctrl키가 있고 펑션키도 없고, Esc와 Backspace는 한줄 아래로 내려와 있거든.
이런 배열은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해.
적응하고 나니 일반 키보드 배열에서의 움직임이 불편한걸 보면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
지금은 키배열에 익숙해져서 정말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어.
해피해킹은 키의 입력을 감지하는 방식도 무접점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사용해.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스위치 내부에 물리적으로 맞닿는 접점이 존재하는데,
이런 방식은 접점 부분이 계속해서 부딪치기 때문에 스위치의 노후화가 빨리올 수밖에 없어.반면에 해피해킹의 무접점 방식은 접점이 닿아서 신호가 흐르는 게 아니라 축전량의 변화를 감지해서 키가 눌렸는지 판단하는 방식이야.
실제로 접점이 없기 때문에 무접점 키보드라는 이름이 붙은거지.
무접점 키보드는 접점을 사용하지 않은 덕분에 수명이 길고 고장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무접점 방식에서 느낄 수 있는 도각도각 거리는 특유의 타건감도 매력적이야.
Space, Backspace, Enter 키의 타건감은 특히 더 좋아서 괜히 자꾸 눌러보고 싶어지더라.
해피해킹의 키배열은 타이핑 위주의 작업에 특화돼있기 때문에 컴퓨터로 타이핑 작업을 많이 한다면 편할 수 있어.
하지만 단축키를 많이 쓰는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한다면 아무리 익숙해져도 불편할 수 있으니 참고 부탁할게.
그리고 만약 구매를 결정했다면 꼭 덮개도 함께 구매하길 추천해.
키보드를 청소하는 것도 나름 귀찮은 일인데 사용하지 않을 때 덮개를 씌워두면 청소주기를 좀 늘릴 수 있거든.
덮개가 조금 비싸지만 나중에 따로 사는 것보다 훨씬 싸니까 꼭 함께 구매해야해.. 어짜피 나중에 사게 되니까.
해피해킹의 디자인을 보면 90년대 사용하던 키보드가 떠오를거야.
60키의 아담한 디자인과 클래식한 색감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듯한 느낌이 들어.
너무 클래식해서 밋밋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땐 포인트 키캡을 구매하면 돼.
키캡 몇 개를 바꾸는 것만으로 새로운 키보드의 느낌을 낼 수 있거든.
다른 사람들이 꾸민 키보드를 구경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