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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노운 Jun 06. 2022

내 안의 즐거움을 많이 만들어야 더 행복할 수 있어

내가 찾은 즐거움_소금빵, 그늘, 벤치

"전에 가보려고 있던 소금빵 맛집에 가서 소금빵을 먹어봐야겠어."


그래서 무작정 나가게 되었어. 그 날은 오래자서 그런지 몸이 딱딱하게 굳은 것 같았고, 기분도 썩 좋지 않아서 힘이 나지 않았지. 배도 고파서 20분이면 가는 길에 두 번을 벤치에 앉아 쉬다 간 것 같아. 몸이 원하지 않을 때 움직이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 앉고 싶고 그냥 어디 몸을 대고 쓰러져 있고 싶더라. 


첫번째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빨간불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지쳐서 발길을 돌릴까 했어. 실제로 다른 길로 가다가 슬쩍 뒤돌아 봤더니 초록불로 바꼈길래 후다닥 뛰어서 건넜지. 그때 땀이 많이 났어. 그런데 뛰면서도 나는 알 것 같았어. 땀이 흐르면서 내 몸이 조금씩 돌아오겠구나.


처음에는 비틀비틀, 흐느적흐느적 가다가 나중에는 에라잇 기합을 하면서 무작정 빵집으로 향했어. 나도 가끔 이런 내 성격이 싫어. 그냥 피곤하면 안하면 되고, 안가면 되고, 다른 걸 먹으면 되잖아. 잠깐 생각해보아도 이유를 모르겠어. 다른걸 먹으면 돈이 아까울 것 같았다? 이게 제일 정확한 마음이었어.



도착지에서 나는 소금빵 하나를 곱게 담아 계산했지. 바로 되돌아가지않고 처음보는 길로 걸어가면서 소금빵을 한입씩 베어 물었어. 소금빵은 겉은 바삭하고 버터향이 나면서 짭짜롬한 맛이 나다가 속은 쫀득하고 야들야들하잖아. 괜찮았지만 이 동네에서 먹었던 다른 빵집 소금빵이 난 더 맛있더라.

몸이 좀 풀려가고 있어서 다른 길로 더 가봤을까?

아직 덜풀렸고, 나는 슬슬 돌아서 집에 가는 길에 있는 공원으로 들어갔어. 공원이 시원하기도 하고,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어. 터덜터덜. 내 몸은 아직 돌덩이 같았고, 얼마안가 아직은 공사중인 장소가 보이는 그늘진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지. 


나는 그냥 쉬었어. 왼쪽 팔을 벤치에 딱 붙이고 펴서 나는 내 팔에 기대는 식으로? ㅋㅋㅋ 허리가 꽤 많이 꺽였지만 꼿꼿이 앉아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 생각같아서는 드러누워서 신발도 벗고 싶었지.

몸에 햇빛이 들때면 그 부분이 뜨겁기도 하고, 또 바람이 시원하게 불면 '아 좋다'하고 감탄했지. 


이러고 집으로 와서 편안하게 눕고 나니까 굉장히 몸과 마음이 개운해져 있었어.

내면이 암흑으로 가득찰때가 있어. 나는 이 암흑이 싫은 이유 중 하나가 내가 행복해질 수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야.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기억하고 알려고 해. 어둠속에서 작은 나의 즐거움들을 찾으면서 그것들을 조금 미뤄내고 행복한 내가 될 수 있게 말이야. 일단은 내가 가진 즐거움 3개는 그늘, 소금빵, 벤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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