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기다리며
아들을 기다리며
비상 대기 발령
한 곳만 보게 된다
하나만 생각하게 된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밤이 깊어질수록
미간을 맞잡고 귀를 기울인다
ㅡ
ㅡ다녀왔습니다ㅡ
어둠 속에서 태양이 떴다
비상대기발령 해제다
2013 , 1월
연이어 비상대기는 드문데 ㅡ
오늘은 이틀째 아들의 회식자리가 있단다
이제는 마음을 놓을만한데 어미는 그러지를 못한다
걱정거리는ㅡ 핑계는 항상 있다
첫눈 오고 길은 빙판이고ㅡ 아니ㅡㅡ춥고ㅡㅡ
함께 어울림이 좋고 그 분위기가 좋고ㅡ 다 좋은데 끝까지 마무리하는데에서 걱정은 시작이 된다
알코올에 약한 아들은 자신을 마무리하는 데에 허술했다
너덜 해져 너부러진 모습이 각인된 어미는 회식 있는 날은 그냥 대기상태가 된다
이미 오래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두어 번 마주한 그 모습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이제는 믿고 기다리면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미는 여지없이 한 곳만 바라보게 된다
기다리는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삼십을 훌쩍 넘었는데 처음 몇 번의 기억을 어미는 처음처럼 기억한다
회식이 있다고 하면 그때부터 아들이 문을 열고 들어 올 때까지 대기상태가 된다
때로 비틀거려도 아버지의 잠을 방해할까 조용히 자기 방으로 직행하는 아들
그런 줄 알면서도 아들의 회식이 있는 날은
나의 태양은 밤에 뜬다
잠자는 아기가 천사처럼 이쁘다 했지
어미는 발그레진 아들의 취기 어려 잠든 모습에서
세상이 평화로움을 느낀다
술을 즐기는 우리 가족
아들아 언제쯤 너의 짝과 우리 함께 술잔을 기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