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답이다!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 카네기공대 교수, 허버트 사이먼은, 인간은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를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경험에 기반해 합리적인 수 밖에 없다는 뜻인데요. 이미 다 알고 있는 개념이죠? 자신의 생활 반경과 그 안에서 쌓은 경험에 의해 사람들은 나름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여기고 행동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관, 취향, 문화가 공존하고 있죠.
반면, AI는 세상에 존재하는 "기존의" 모든 데이터, 정보, 지식을 학습했습니다, 인간이 가진 제한된 경험을 뛰어 넘은 거죠. 그렇다면 이 AI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의 제한된 경험을 뛰어 넘은 혜안까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AI는 정보만 얻을 수 있는 검색 엔진 기능은 기본이구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의 솔루션까지 몇 초만에 제공해 주고 있어, 기획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블루칼러를 넘어, 화이트 칼러인 기획자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기획업무를 세분화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문제 인식에서 시작해, (2단계) 가설 수립 후, (3단계) 실제로 가설에서 설정한 "타깃 고객의 문제"를 좀 더 심층적으로 조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4단계) 솔루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게 됩니다. 그 후 (5단계)는 솔루션이 현실 세계에서 구현되는 "가장 경쟁력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6단계) 세부 실행계획을 만드는 일련의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제 AI를 잘 활용하면, (3단계)의 타깃 고객의 "일반적인" 문제에 대해 쉽게 정리가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4단계)의 솔루션에 대해서도 꽤 괜찮은 제안을 해 줍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AI가 못하는 게 있어요. 문제를 인식해, 가설을 설정하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을 만드는 영역은 AI가 할 수 없는 부분이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조사하는 부분도, 기존에 조사되어 AI가 학습한 문제만 알 수 있어요. 새로운 문제이거나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심층적인 문제의 근원 영역은 AI가 학습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부분이죠. 바로 이 영역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고,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이 바로 '질문'입니다.
경영학자이자 경영컨설턴트인 피터드러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결코 예측하지 않는다.
단지 창밖을 내다보고
눈에 보이지만
아직 보지 못한 것들을 본다.
현장 중심성을 강조한 피터드러커의 경영철학이 잘 드러나는 문장인데요. 피터드러커는 이미 일어난 일을 면밀히 '관찰'한 후, 그 후 어떤 결과가 생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습관화 했다고 합니다. 컨설팅을 할 때도 절대 먼저 답을 주지 않고, 고객사에게 질문을 계속 던졌다고 하네요. (비자인캠퍼스도 코칭 기반의 컨설팅인 비자인코설팅을 운영하고 있는데, 피터드러커 선생님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
비자인코설팅의 효과는 제 3자의 관점에서 애정을 가지고 고객사의 사업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제 사업에 너무 매몰되어 있으면 제 사업이 보이지 않아 전문가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자인캠퍼스에서 컨설팅에 코칭을 도입한 것은 '자신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라는 코칭 철학 때문입니다. 피터 드러커의 컨설팅도 '창문을 통해 창 밖을 바라 보듯' 관찰을 하면서, 컨설턴트가 사업의 문제를 고객사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죠. 이 역시 고객에 대한 존중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자인캠퍼스에서는 코설팅을 할 때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존재의 이유(Why/ 미션), "어떤 가치와 어떤 원칙으로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행동원칙(How/핵심가치),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What/Vision)으로 시작하는데요.
출처: 비자인캠퍼스
피터드러커도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The five most important questions you will ever ask about your organization)>에서 다음의 5가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피터드러커는 사명문은 간단하고 쉽게 기억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기업이 나아갈 때 흔들리지 않게 해 주기 때문이죠.
피터드러커는 '누가 우리 제품/서비스를 이용해 '혜택'을 보는지' 명확히 하라고 합니다. 사업의 근본 목표가 고객 창출이기 때문이죠. 특히 각 기업은 고객 데이터 기반 AI를 활용한다면 앞으로 더욱 더 초개인화되는 시대에 고객의 이익 극대화에 더 기여하는 차별화 된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피터드러커는 집중적인 시장조사 보다는 지속적인 고객 관찰과 고객들의 의견을 경청하라고 강조합니다. 즉 객관적으로 사업가설을 확인하며 고객들이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을 수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비자인캠퍼스는 현재 베트남 진출 B2C 기업들을 위해, 베트남 진출 전 특허 받은 사어버안테나샵에서 고객들의 구매행동을 관찰하고, 이후 구매 소비자들과 언어 장벽없이 심층인터뷰를 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은 이후 브랜드 애드보커시(Brand Advocacy)가 되어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루트를 제공 받으실 수 있습니다.
피터드러커는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어떤 것을 강화하고 어떤 것을 버릴지를 구분하라고 합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시장점유율, 수익성 등을 추구할 수 있지만, 이를 극대화 하는 것에 집착하기 보다는, 지속가능성 등 인간의 성장과 사회적으로 올바른 결과를 복합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피터드러커는 계획은 5개 미만으로 설정해,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떤 행동 및 단계적 접근으로, 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해 나아갈지를 정하라고 했습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강점에 기반하여, 더 높은 수준의 혁신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되,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단계적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피터드러커는 많은 기업들의 실패 원인은 "우리가 제조한 것을 계속 판매하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고객이 사업을 정의한다"는 전제로 위 5가지 질문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효과성은 올바른 것을 하는 것이고
효율성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
<The Effective Executive>, 피터드러커
위 비자인 도표에서 비즈니스는 제안, 디자인은 가시화라고 밝혔는데요. 피터드러커 역시 효과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즉 비즈니스의 영역인 것이죠. 그러면서 가시적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에 달려있다고 피터드러커도 말하고 있습니다.
일을 올바르게 하는 효율성(Do things right) 의 영역은 AI를 통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올바른 일'을 하는 효과성(Do the right things) 의 영역은 인간 고유의 일입니다. 즉 기획의 영역 중 문제 의식 부분은 "올바른 일"을 찾는 질문의 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심각한 오류는
잘못된 답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위험한 것은
잘못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 피터 드러커
사업을 시작할 때, 그리고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