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im> 리뷰
저스틴 티핑 감독의 <him>은 2025년 11월 26일 개봉한 영화다. 조던 필이 제작에 참여하여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스포츠물과 호러가 결합한 독특한 장르를 선보인다. 스포츠 스타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폭력적 구조와 집착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영화다.
캐머런 제이드는 미식축구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아버지가 말한 '배짱 없이는 영광도 없다'라는 말을 새기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습격을 받아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었다. 선수생활이 불투명해진 그에게 전설적인 쿼터백 아이제이아 화이트가 나타나 함께 훈련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한다. 우상과의 훈련과 더불어 그의 팀 세이비어스에 들어갈 기회도 주어진다니! 제이드는 믿을 수가 없다.
차세대 최고의 쿼터백을 기다리는 미국. 그 중심에는 아이제이아가 있다. 그는 부상을 겪었지만 회복 후 수년간 우승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팀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런 아이제이아가 우상이었고 쿼터백을 꿈꿨던 제이드. 그는 지금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다. 미식축구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달렸다. 언론에서는 제이드를 보고 감탄하면서도 집착에 가까운 열정이 아니라면 가망이 없다. 그는 위대함을 견딜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일까. 제이드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고의 쿼터백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놓치지 않는다. 정신력으로 버티던 그에게 기적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점점 잔혹해지는 훈련과 그를 깔아뭉갤 의도가 있는 가스라이팅이 훈련 자체에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영화 속 훈련과 가스라이팅의 모습은 선수들을 소모품처럼 다루는 스포츠 산업의 구조를 여실히 보여준다. 효율성과 결과만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시스템 속에서 선수들이 상품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은 묘하고도 불쾌감이 느껴졌다. 팬덤의 열광은 선수라는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소유하는 열망을 '폭력적으로' 표출한다.
영화는 매우 유해하다. 소름 끼치는 장면과 피가 낭자하는 모습은 관람에 주의를 요한다. 이야기 전개 자체는 매력적이라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요소가 더 부각된다. 다만, 모든 게 계획된 상황에 주인공을 몰아넣고 짜인 각본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소름 끼치게 만든다. 정신적으로 취약한 취약한 틈을 타서 지배하려다가 실패에 도달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다만, 어떤 것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지에 대한 깊이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선수를 상품화하고 소모품처럼 효율성을 따져온 스포츠 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비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